트럼프 ‘성추문 유죄 평결’ 후 변했다…“바이든 경합주 첫 우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후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초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들은 유죄 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대답했지만, 반(反)트럼프 유권자 결집으로 경합주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처음으로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지난 5~7일 미 유권자 2063명)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율이 각각 49%, 50%(오차범위 ±3.8%포인트)였다고 보도했다. 7개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조사에선 바이든이 50%로 트럼프(49%)를 1% 포인트 앞섰다. 바이든이 핵심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우위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적인 판세에 대해 CBS는 “유권자들은 경제와 인플레이션, 국경 문제 등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슈에 관심을 더 크게 뒀고, 이에 비하면 유죄 평결은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이번 평결이 선거 판도를 극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유죄 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5%는 ‘고려 요소가 아니다’고 답했다. ‘주요 고려 요소’라는 응답은 28%, ‘약간의 고려 요소’라는 답변은 17%였다. 대선 투표에서 가장 중요 이슈(복수 응답)란 질문엔 경제(81%)란 답이 가장 많았고, 인플레이션(75%), 민주주의(74%), 범죄(62%), 남부 국경(56%) 등이 뒤를 이었다. 트럼프의 유죄가 중요하다는 답변은 28%에 그쳤다.
그러나 유죄 평결은 반트럼프 표심 결집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을 지지하는 주요 이유로 유권자 5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바이든을 좋아해서’(27%)라거나 ‘바이든이 민주당 후보여서’(19%)라는 응답보다 트럼프에 대한 반발 심리가 더 컸다. 반트럼프 응답은 지난 3월 조사(47%) 때보다 7% 포인트 상승했다. CBS는 “(유죄 평결 이후) 트럼프에 반대하는 바이든 유권자들이 더 많이 움직였다”며 “바이든에 대한 호감보다 반트럼프 정서에 더 많은 표가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이라크’로…바이든 또 말 실수
미 언론들은 해당 발언인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2018년 11월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가 악천후로 취소한 뒤 벌어진 논란이 떠올려지기 때문이다. 미 시사매체 애틀랜틱은 지난 2020년 9월 트럼프가 2018년 앤마른 미군 묘지 참배를 취소하기 직전 미군 전사자를 “호구”, “패배자” 등으로 칭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본인은 물론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허위 보도라고 강하게 부인했음에도 바이든 캠프는 지난 2020년 대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자주 거론하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다만 바이든은 이날 또 ‘말 실수’를 하며 고령 리스크를 노출했다. 그는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유럽에서의 큰 전장에서 개입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트럼프의 고립주의 성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이라크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게 한 그런 생각은 미국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이라크’로 잘못 말했다.
트럼프 “바이든 국경정책은 헛소리·홍보쇼”
트럼프는 자신의 유죄 평결과 관련해선 “그들(바이든과 민주당)은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1차 대전 전사 장병을 폄훼했다는 바이든 측 주장에 대해선 “급진 좌파 미치광이가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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