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흔한 억원대 연봉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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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급 중에도 연봉 1억원 이상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삼성전자 한 임원이 한 이야기다.
여기에 매년 한 번 최대 연봉의 50%까지 주는 초과이익성과급, 여기에 1년에 2번 최대 기본급의 100%를 주는 목표달성장려금을 더하면 입사 후 8~13년 정도 과장급 직원들 가운데도 억원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억원대 연봉을 받는 요즘 과장이 20년 전 과장보다 금전적으로 더 여유로울까.
많은 사람이 봤고 많은 억원대 연봉자가 실속은 없고, 살기 퍽퍽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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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많지만 인플레, 세금으로 박탈감 느껴
"과장급 중에도 연봉 1억원 이상 받은 사람이 많습니다."
삼성전자 한 임원이 한 이야기다. 삼성전자 대졸 초봉은 5500만원. 과장급은 8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매년 한 번 최대 연봉의 50%까지 주는 초과이익성과급, 여기에 1년에 2번 최대 기본급의 100%를 주는 목표달성장려금을 더하면 입사 후 8~13년 정도 과장급 직원들 가운데도 억원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생긴다. 과거 억원대 연봉은 직장인의 꿈이었다. 그런 억원대 연봉자가 흔해졌다. 1999년 0.16%였던 근로자 중 억원대 연봉자 비율은 2022년 6.42%까지 치솟았다. 2010년대에는 매년 억원대 연봉자가 6만5000명씩 늘었다. 최근에는 그 숫자는 더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에는 20만7000명이 늘었다. 2022년에는 19만4000명이 증가해 131만7000명을 기록했다.
돈을 많이 버니 삶의 만족도도 올랐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다르다. 일단 돈의 가치가 너무 떨어졌다. 1980~1990년대엔 ‘30억원만 있어도 이건희 회장과 같은 수준의 삶을 살 수 있다’라고 했다. 그 정도면 재벌 같은 수준의 의식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1990년 자장면 가격이 1073원이었다. 작년 그 가격이 6361원까지 치솟았다(한국물가정보 자료). 1979년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 분양가는 2350만원이었다. 현재 시세는 25억원 선이다.
20년인 2004년 삼성전자 과장 연봉은 5000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당시 자장면 가격도 3222원으로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2004년 최고가였던 효리 휴대폰(SPH-V4200) 가격이 60만원대, 지금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가격은 160만원대다. 억원대 연봉을 받는 요즘 과장이 20년 전 과장보다 금전적으로 더 여유로울까.
얼마 전 아시아경제는 ‘요즘 흔한 연봉 1억 근로자…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이란 기사를 인터넷에 올렸다. 세금 등을 빼면 실제 들어오는 돈은 658만원이란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봤고 많은 억원대 연봉자가 실속은 없고, 살기 퍽퍽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가장 큰 불만은 세금이었다. 억대 연봉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가 전체 근로소득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1억원 이상 버는 사람들이 2022년 전체 근로소득세의 62.7%를 냈다. 2018년 이 비중은 55.4%였다. 1999년에는 15% 수준이었다. 근로소득세는 돈을 많이 벌면 더 많이 내는 누진세다. 더 버는 사람이 더 많이 내는 것은 정의롭다. 문제는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돈을 더 번 것 같지 않은데 가져가는 돈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돈을 적게 버는 층도 불만이다. 연봉이 적어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근로자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2022년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은 근로자는 전체의 33.6%였다. 근로소득세를 면제받은 사람 비율은 2018년 38.9%였다. 1999년에는 그 숫자가 41.2%에 달했다.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니 소득세를 안 내는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준다.
정부도 그냥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정부는 15년 만에 소득세를 손봤다. 소득세 하위 과세 표준 구간을 끌어올렸다. 예를 들어 소득세 6% 적용 구간을 연 소득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올렸다. 15년 전 1200만원과 요즘 1400만원 가치를 생각하면 모자란 느낌이다. 법인세를 물가와 묶어 놓으면 불만이 사라지지 않을까.
백강녕 디지털콘텐츠매니징에디터 young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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