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남지연 작가의 ‘코믹한’ 스릴러 [작가 리와인드(126)]

장수정 2024. 6. 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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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로코물 이어
코믹 스릴러로 장르 스펙트럼 넓힌 남지역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2006년 시트콤 ‘소울메이트’의 공동집필로 데뷔한 남지연 작가는 이후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시트콤 ‘황금거탑’에 참여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예능과 시트콤을 오가며 유쾌한 전개를 선보이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 2021년에는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를 통해 ‘로맨스’ 장르에도 도전했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는 일이 이뤄졌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설렘 가득한 이야기를 펼쳐내며 로코물의 매력을 보여줬다.

지금은 코믹 스릴러 MBC 금토드라마 ‘우리, 집’으로 장르 스펙트럼을 넓히는 중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정 심리 상담의인 노원영(김희선 분)이 정체 모를 협박범에게 자신의 커리어와 가정을 위협받게 되면서 추리소설 작가인 시어머니 홍사강(이혜영 분)과 공조해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로 5~6%를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 남 작가의 ‘웃음’ 나는 장르물

‘소울메이트’는 여섯 커플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유쾌하게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하다가도 진지하게 그들의 갈등을 포착하며 보는 이들에게 풍성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시청률은 3~5%를 오가며 그리 높진 않았지만, ‘두근두근 체인지’, ‘안녕 프란체스카’ 등을 연출한 노도철 PD의 작품으로 마니아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웰메이드 시트콤’으로 회자가 되고 있다.

세 남녀가 얽히고설키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독특한 설정이나 새로운 전개로 이목을 끄는 작품은 아니었다. 대신 동욱이 소울메이트인 수경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결국 그와 운명적으로 얽히는 과정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며 여느 로맨스물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했었다. 신동욱과 이수경, 최필립, 사강 등 신인들이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소울메이트’만의 신선함을 배가하기도 했었다.

‘소울메이트’만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음악과 영상미 등 시트콤 장르를 표방해 전개 자체는 유쾌하지만, 설렘 가득한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하며 시트콤 장르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또한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톱스타 후준(최태준 분)과 안티팬으로 낙인찍힌 잡지사 기자 이근영(수영 분)이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로, ‘상상만 하던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대리만족’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드라마였다. 설정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어디서 본 것 같은’ 전개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웃음과 뭉클함을 능숙하게 오가며 로코물의 매력을 정석적으로 구현했다. 후준과 근영이 서로 오해하고, 또 이를 풀어내며 감정을 발전 시켜나가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전개하며 웃음과 설렘, 나아가 여운까지 놓치지 않는 면모를 보여준 것.

‘우리, 집’ 또한 코믹과 스릴러라는 서로 다른 장르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부가 함께 사건을 쫓는다는 설정도 물론 새롭다.

여기에 서로에게 할 말은 하는 원영과 사강의 티키타카로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각성하는 원영의 모습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며 여느 스릴러물과는 다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충격적인 사건들이 점차 드러나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재, ‘우리, 집’만의 색다른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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