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모빌리티 "강릉 급발진 재연시험, 사고 당시 상황과 달라"

박영국 2024. 6. 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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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차량 티볼리 제조사 KG 모빌리티 "차량 결함 증거 없어"
"사고 전 다른 차량 추돌로 정상 차량과 동일 수준 가속 불가"
"사고 장소는 오르막, 재연시험은 평지에서 이뤄져"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현장. ⓒ뉴시스

2022년 12월 이도현 군이 숨진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 사고 차량인 티볼리 제조사 KG 모빌리티 측이 ‘차량 결함이 원인’이라는 유가족 측 감정 신청으로 이뤄진 재연시험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유가족과 변호인 측은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한 시험 결과를 놓고 “당시 차량을 운전한 할머니는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음이 입증됐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감정평가 결과를 제시했으나 KG 모빌리티 측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KG 모빌리티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원고측이 강릉 도로에서 실시한 재연 시험 결과 발표 등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아픔을 겪는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법원에서 상세히 소명해 왔지만, 무엇보다 사실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바로잡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G 모빌리티는 유가족 측의 감정 신청에 의해 지난 4월 19일 실시된 재연시험이 사고 당시 조건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재연시험은 유가족 측이 제시한 조건으로 실시된 것으로 ▲가속 상황(모든 주행구간에서 100% 가속페달) ▲사건 차량과 시험 차량의 상이점 ▲도로 상황의 차이점(오르막과 평지) 등 제반 조건이 국과수의 분석 결과 및 확인된 객관적인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KG 모빌리티는 가속 상황과 관련해 “해당 시험은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약 35초의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전제로 진행됐으나,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기록한 EDR(Event Data Recorder) 데이터의 기록이 전부이며, 기존 법원에서 지정한 감정인의 감정 결과(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를 밟았다고 볼 수 없다)에도 반하는 조건으로 시험됐다”면서 “재연시험은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가족 측이 시험에서(시속 110㎞에서 5초 동안 100%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시험 차량이 보인 속도 증가 폭이 사건 차량 EDR 데이터의 속도 증가 폭보다 높았다는 이유로 사고 차량에 결함이 있었다거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사고 차량은 EDR 데이터가 기록되기 이전에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등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 차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속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사고 차량의 가속이 결함으로 인해 정상 차량보다 느리게 된 게 아니고, 유가족이 주장하는 대로 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에 정상 차량보다 느리게 가속한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회사측은 사고 차량이 시속 110km로 주행한 구간은 오르막이었으나, 유가족 측이 재연시험을 실시한 곳은 사고 장소와 전혀 다른 평지에 가까운 구간이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재연시험을 평가한 감정인이 자동변속기 변속 패턴 자료를 해석하는 데 오류가 있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KG 모빌리티는 “유가족은 주행 시험 결과로 확인된 변속 패턴으로 볼 때 국과수의 사고조사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고 당시 주행 데이터와 주행 시험 조건이 달랐고, 사고 차량은 선행 추돌사고로 정상 차량과 같이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정인에게 주행 시험 시 도출됐던 일부 데이터 및 변속 패턴 해석 방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감정인이 주행 시험 결과와 사고 차량의 변속 패턴이 상이하다는 해석을 한 것으로, 보완 감정을 신청해 제대로 된 감정 결과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가족 측이 시행한 주행 시험과 별개로 사고 당시 조건에 따라 KGM이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이 감정인에 의해 실시됐고, 감정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사고조사보고서(차량 결함이 없었다는)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KG 모빌리티는 유가족 측이 지난달 27일 자체적으로 시행한 AEB(긴급제동보조장치) 작동 재연 시험에 대해서도 “법원을 통하지 않은 사적 감정은 객관성이 담보된 증거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사고차량이 다른 차량 추돌 전 전방 추돌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AEB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차량 결함이라는 유가족의 주장에 대해서도 “AEB는 운전자가 다른 차량을 추돌할 당시 가속 페달을 60% 이상 밟았기 때문에 미리 설계된 AEB 작동 해제 조건에 따라 작동하지 않은 채 경고음만 울렸던 것”이라며 맞섰다.

회사측은 국과수에서도 다른 차량을 추돌하기 전 변속 레버가 ‘N(중립)’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고 이후 ‘D(드라이브)’ 상태로 전환한 것이라는 취지로 조사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처럼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는 것은 AEB 작동 해제 조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KG 모빌리티는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실체적 진실은 결국 법원의 재판을 통해 밝혀질 수밖에 없고, KGM 역시 진행되고 있는 재판 과정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국과수는 이번 재판에서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비롯한 수많은 영상과 녹음된 주행음에 대한 분석 등 다방면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건 차량에 기계적 결함이 없다고 조사된 사고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면서 “법원에서 5차례 변론 기일이 진행되는 동안 위 결론을 뒤집을만한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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