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앞으로 앞으로' 초기 물질·회사 집중하는 빅파마…한국도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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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지난 6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세계 최대의 바이오·제약 박람회인 올해 바이오USA에서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나타난 트렌드는 '초기 기술 선매입'이었다.
미·중 안보 갈등의 영향으로 미국 빅 파마에 유망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의약품 자산)을 공급하던 중국 바이오텍의 기술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정적인 기술 공급이 가능한 다른 국가의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과 개발사 확보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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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물질 매입 나선 빅 파마들
지놈앤컴퍼니, 전임상단계에서 수출 성공
초기 회사 지원도 열심
J&J, 릴리… 한국에 관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지난 6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세계 최대의 바이오·제약 박람회인 올해 바이오USA에서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나타난 트렌드는 '초기 기술 선매입'이었다. 미·중 안보 갈등의 영향으로 미국 빅 파마에 유망 파이프라인(개발 중인 의약품 자산)을 공급하던 중국 바이오텍의 기술 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안정적인 기술 공급이 가능한 다른 국가의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과 개발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트렌드의 수혜를 봤다.
바이오USA의 주 무대는 전시 부스이지만, 이는 글로벌 빅 파마를 고객사로 맞고자 하는 각국 제약·바이오사가 차린 상점에 가깝다. 존슨앤드존슨(J&J),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사노피 등 빅 파마가 차린 대형 부스는 파트너링 장소였다. 빅 파마가 작은 회사들의 '상점'을 둘러보고 관심 있는 회사를 자사의 '파트너링 부스'에 초대해 기술 도입 협상을 하면서 신규 파트너를 찾았다.
빅 파마가 올해 바이오USA에서 보인 변화는 상업화가 곧 가능한 개발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 대신 연구개발 초기 물질을 찾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다. 최근 2~3년간 빅 파마는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임상 2상 완료 이후의 신약후보물질 확보에 주력했으나, 이번 바이오USA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임상~임상 1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뒀다.
나우만 샤 J&J이노베이티브메디슨 사업개발(BD) 글로벌 총괄은 "개발 후기 단계 물질은 이미 지난해 다수 거래가 끝난 상황이고, 올해는 초기~중기 단계 물질 거래에서 더 많은 가치 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최근 기술거래 상황에 대해 밝혔다. 존 맥도날드 노보노디스크 글로벌 BD 및 인수합병(M&A) 총괄도 '건강한 수익률'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초기 단계 물질이 후기 단계보다 더 좋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며 "블록버스터 비만 치료제로 성공한 위고비 다음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충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텍인 지놈앤컴퍼니는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이번 바이오USA에서 전임상 단계 항암제 후보물질인 GENA-111을 계약금 500만달러(약 69억원), 총액 4억2600만달러(약 5864억원)에 스위스 디바이오팜에 기술수출했다.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전임상 초기 단계임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망한 초기 단계 물질을 선제적으로 매입하는 빅 파마의 트렌드는 이번 바이오USA 이전부터 국내 바이오텍에 영향을 미쳤다. 넥스아이는 지난 4월 일본 오노약품에 비임상 단계의 항암제 후보물질 NXI-101을 기술수출했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후보물질 ORM-6151을 임상 1상 진입 단계이던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수출했다.
빅 파마는 신약 후보물질 도입뿐 아니라 사업 초기 회사에 대한 직접 지원을 펴고 있다. 이 역시 우리 제약·바이오 업계에 파급 효과를 낸다. J&J의 창업보육프로그램인 제이랩스(JLABS)는 올해 초 한국에 지사를 만들었다. 멜린다 릭터 제이랩스 글로벌 총괄은 이번 바이오USA에 참석해 "한국은 저분자, 항체치료제 등 여러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성숙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한국 등의 바이오텍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라이릴리의 알리자 애플 릴리게이트웨이랩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바이오USA 한국관을 직접 찾아 "내년 중 신규 설립하는 시설에 대해 한국 바이오텍이 관심을 가져 달라"며 한국 지사 설립 가능성도 시사했다.
샌디에이고=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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