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만건 넘는 학교안전사고, 실효 대책 필요

김형태 2024. 6. 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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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있는 학교안전 법제 마련 등 의지 가지고 노력하면 줄일 수 있어

[김형태 기자]

학교안전사고란 정상적인 교육활동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상해와 손실을 초래하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말한다. 미국의 안전 전문가인 버즈는 '사고란 결과적으로 인적 피해나 물적 피해를 초래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상'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사고란 아무도 원하지 않고, 예상하지도 못한 불행한 사상을 말하는 것이다.

학교안전사고는 크게 물적 요인, 인적 요인,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사고는 어느 한 요인에 의해서만 발생할 수도 있고 여러 요인들이 어우러져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발생 요인에 따라, 인적 사고와 물적 사고, 고의 사고와 비고의 사고, 일반적 사고와 인식적 사고, 자연적 사고와 구조적 사고, 교내 사고와 교외 사고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기존의 학교안전사고 유형 분류가 대체로 보상 차원에서 분류한 개념이기에, 예방 차원에서 새롭게 분류하기도 한다.

최근 10개년, 학교안전사고 관련 통계 및 추이

교육부와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발표한 '2022년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실태 조사'를 참고하여 최근 10개년, 학교안전사고 관련 통계 및 추이를 살펴보았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원격수업으로 대체하는 등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날이 많아 2019년 통계까지만 의미 있는 비교 대상으로 보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학교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제외함)
  
▲ 최근 10년간 학교안전사고 발생 추이 출생률이 줄어들면서 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학교안전사고는 2011년 8만 6468건에서 2019년 13만 8784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학교안전공제회
 
출생률이 줄어들면서 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도 868만 명이던 학생 수가 2014년에는 702만 명으로 줄더니, 2022년에는 527만 명으로 계속 감소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학교안전사고는 2011년 8만6468건에서 2012년 10만365건, 2013년 10만5088건, 2014년 11만6527건, 2015년 12만123건, 2018년 12만2570건, 2019년 13만8784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최근 10년간 학교안전사고 보상 추이 학교안전사고 발생 증가에 따라 동시에 학교안전사고 보상 비율도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즉 2012년 보상건수 70,040건(보상금액 27,649)에서 2019년 84,649(보상금액 39,320)으로 큰 틀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학교안전공제회
 

학교안전사고 발생 증가에 따라 동시에 학교안전사고 보상 비율도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즉 2012년 보상건수 70,040건(보상금액 27,649)에서 2013년 75,443건(보상금액 35,866), 2014년 80,191건(보상금액 35,377), 2015년 80,764건(보상금액 31,178), 2016년 77,070건(보상금액 30,266), 2017년 75,418건(보상금액 32,758), 2018년 75,404건(보상금액 33,403), 2019년 84,649(보상금액 39,320)으로 큰 틀에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보상통계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서 매년 초에 시·도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취합·정리하여 교육부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집계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여러 대책이 나오면서 2016년과 2017년에는 다소 감소 추세 및 주춤하다가 다시 2018년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것을 통해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를 갖고 내실 있는 학교안전 법제를 마련하는 등 노력하면 학교안전사고를 예방 및 저감할 있다는 희망을 읽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실효성이 부족한 법제와 정책이라면 그 효과는 얼마 가지 못한다. 이와 같이 학교안전사고는 매년 점증·반복되고 있음에도 학교의 준비와 대응 태세는 미흡한 실정이다.

보상 중심에서 예방 및 재발 방지 강화로 전환하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기본계획(교육부), 지역계획(교육청), 학교계획(학교) 등 안전 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 실시, 그리고 안전교육 강화 등 나름대로 학교안전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으나, 이러한 제도와 정책이 아직 학교 현장에 착근하지 못했고, 또한 새롭고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를 위해 학교안전사고 보상 중심에서 과감하게 사전 예방 및 재발 방지 강화로 전환하고, 학교 안팎의 위험 요인에 대한 대응 내실화 등 그동안의 미비점과 비효율성을 보완하여 보다 실효성 있는 학교 현장 맞춤형 법제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간을 좁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개년 학교안전사고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2015년도 대비 2019년도에 15.5% 증가하였고(연평균 3.7% 증가), 학교안전사고 발생건수는 5개년 간 고등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급에서 연평균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초등학교는 연평균 9% 증가하여 다른 학교급에 비해 증가폭이 높다.

초등학생의 경우, 신체적 활동이 많아지기 시작하는 때이지만, 아직 상대적으로 경계와 주의력, 그리고 분별력과 안전의식이 부족한 편이라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경우, 교실 내 찔림·베임 사고 비율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수업 기자재 중 찔림·베임 사고 유발용품에 대한 점검 및 안전지도가 각별히 필요하다. 아울러 이와 같은 유치원 및 초등학교 발달 단계에 특화된 예방 및 안전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100명당 사고건수를 살펴보면, 5개년 연속 중학교에서 학교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2019년의 경우 중(3.37건)>고(2.25건)>특수(2.15건)>초(1.96건)>기타(1.46건)>유(1.38건) 순으로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아무래도 중학생들이 사춘기를 보내는 때라서 정서적인 원인으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100명당 사고건수를 낮추기 위해서는 사춘기임을 감안한 중학생에 특화된 예방 및 안전교육도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고등학교의 경우, 2019년 사고건수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비해 적지만, 그러나 100명당 사고건수는 초등학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소 늦은 시기에 사춘기를 겪는 학생들이 있고, 우리나라 특유의 대학 입시 제도에서 오는 강박감과 불안감 등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박상근, 2015). 학교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교육 선진국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처럼 현재의 차가운 경쟁교육을 완화하여 따뜻한 협력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많은 사람들은 학생들이 학교라는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학교는 늘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실제로 예기치 않은 학교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학교안전사고 현황 및 통계분석에서 보듯, 저출산 영향으로 유·초·중·고등학교의 학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학교안전사고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안전공제회 통계에서 보듯 학교안전공제회에 청구하지 않은 사고를 포함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산업재해율과 비교하여 볼 때, 무려 2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 분량 상, 활동시간별, 장소별 학교안전사고 현황 등을 다루지 못했습니다. 다음 회에 보다 자세한 분석 및 대책을 싣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칼럼은 필자의 논문, ‘학교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법제 연구’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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