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맞은 '전차군단' 독일, 유로 우승으로 명예 회복할까
[박시인 기자]
▲ 독일 대표팀 독일이 9일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 독일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결승 진출(4회 우승, 4회 준우승)과 유로 우승 3회로 공동 1위(스페인 3회)에 올라있는 독일은 꾸준한 성공을 거뒀다.
녹슨 전차 시절이었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중반에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할만큼 독일 축구는 굉장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최근 월드컵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1987년생의 젊고 유능한 지도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부활에 성공, 28년 만에 유로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FOCUS 1 : 독일 축구 최악의 암흑기 도래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독일 축구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FIFA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은 멕시코, 한국에 패하며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유로 2020에서도 16강 탈락에 그치며 15년 동안 장기집권한 요하임 뢰브 감독이 물러나고, 한지 플릭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혀 또 다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월드컵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 여파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월드컵 이후 2023년 3월부터 열린 6번의 A매치 평가전(페루, 벨기에, 폴란드, 우크라이나, 콜롬비아, 일본)에서 1승 1무 4패에 그치며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월드컵 패배를 복수하고자 일본을 홈으로 불러들인 독일은 10개월 만의 리턴 매치에서 1-4 대패로 망신을 당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과 전술에서 의심할 여지없는 완패였다.
결국 독일축구협회는 플릭 감독을 경질하기에 이르렀는데 긴 역사 동안 감독을 해고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FOCUS 2 : 나겔스만 감독, 크로스 중심의 팀 개편
나겔스만 감독이 본격적으로 독일 대표팀을 맡은건 지난해 10월부터다. 미국, 멕시코, 튀르키예, 오스트리아와의 4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 2패로 불안함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20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정신적 지주'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가 4년 만에 복귀한 것은 독일에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나겔스만 감독은 크로스에게 공수 연결고리와 팀의 빌드업 체계를 전적으로 맡겼다. 선수 커리어 동안 매 시즌 9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크로스의 가세로 팀은 안정세를 찾았다.
그리고 수비력이 뛰어난 안드리히(레버쿠젠)을 크로스의 파트너로 맡기고 일카이 귄도안(바르셀로나)를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밸런스를 잡았다.
직선적인 유형의 레프트백 미텔슈타트(슈투트가르트), 오른쪽의 킴미희(바이에른 뮌헨)는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통해 중앙으로 좁히며 빌드업에 가세한다.
2선 좌우에는 독일 축구 최고의 신성으로 평가받는 비르츠(레버쿠젠),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가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은 지난 3월 크로스가 본격적으로 가세한 프랑스, 네덜란드와의 2연전에서 각각 2-0, 2-1로 승리하며 한층 달라진 전력을 선보였다. 유로 2024 본선 개막을 앞둔 우크라이나와의 평가전에서는 크로스의 결장으로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크로스가 풀타임 활약한 그리스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성공적인 모의고사를 마쳤다.
FOCUS 3 : 파괴력 있는 득점원 부재
독일은 유로 1996 이후 좀처럼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최근 28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유일하다. 최근 5-6년 동안 독일 축구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라는 평가를 뒤집을 기회는 이번 유로 2024다.
골키퍼부터 공격진까지 한층 밸런스 있는 베스트 11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열린 A매치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으면서 독일은 단숨에 유로 2024 우승 배당률 3위로 뛰어올랐다. 개최국이라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 결과를 내려면 중요한 순간 결정지을 한 방이 중요한데 독일은 2%가 부족하다. 하베르츠(아스날), 퓔크루크(도르트문트), 운다프(슈투트가르트) 등이 올 시즌 괜찮게 활약했지만 리그에서 20골 이상을 넣은 공격수는 한 명도 없다.
과거 게르트 뮐러, 루메니게, 클린스만, 클로제 등으로 이어지는 독일 스트라이커 계보와 비교할 때 무게감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비르츠, 무시알라와 같은 2선 자원들도 번뜩이는 퍼포먼스는 있으나 득점에 최적화된 것은 아니다. 귄도안, 크로스도 득점보단 패스와 키핑에 더 일가견이 있다.
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나서는 나겔스만 감독이 매 경기 어떠한 전략 전술을 들고나올지가 무척 중요해진 이유다.
예상 베스트11
독일 4-2-3-1 : GK 노이어 – 킴미히, 뤼디거, 타, 미텔슈타트 - 안드리히, 크로스 - 무시알라, 귄도안, 비르츠 - 하베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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