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로버트 배리 'Beyond Circle and Square'·이사라 개인전 外
편집자주 - 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로버트 배리 개인전 'Beyond Circle and Square' = 갤러리 신라 서울은 미국 개념미술 작가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 'Beyond Circle and Square' 를 선보인다.
로버트 배리는 더글라스 휴블러(Douglas Huebler),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 로렌스 바이너(Lawrence Weiner)와 더불어 뉴욕 개념미술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세스지겔럽(Seth Siegelaub)이 기획한 기념비적 전시 '1969년 1월 5일부터 31일'에 참여하면서 개념미술 작가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가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오랜 고민을 공유하며 인연을 맺고 2018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로버트 배리의 개인전을 선보인 갤러리 신라는 긴밀한 협업의 결과로 두 개의 아트페어(ART OnO, 아트부산)와 서울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개념미술의 거장의 새로운 질문을 선보였다.
앞선 두 개의 아트페어에서는 글로벌 미술 전문지인 ‘아트뉴스’로부터 키아프(2021) 10대 부스로 선정된 로버트 배리의 'Closed Gallery' 를 선보였다. 또한 이 부스에 상주하는 지킴이(이준엽 디렉터)의 신체를 캔버스로 활용하여 동시대 미술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담긴 작가의 신작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 각의 완급을 조정하여 개념미술과 동양철학의 교차점에 대해 실험한 작가의 신작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뉴욕 휘트니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워싱턴 DC 허시혼 미술관 및 조각정원,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프랑스 국립 퐁피두 센터, 파리 국립미술관, 바젤 쿤스트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전시는 7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 신라 서울.
▲신다인 초대전 'Commemorating the Anniversaries' = 갤러리O는 신다인 초대전 'Commemorating the Anniversaries'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결혼식, 생일파티와 같이 삶의 축제와도 같은 순간을 다룬 회화 두 점과 학창 시절의 또래집단 문화 속 죽음을 암시를 다룬 회화 한 점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삶의 탄생을 포함해 축제와 죽음의 순간을 넘나드는 작품은 모순적이게도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타자와의 관계성에 기반하여 자아에 대한 심층적 고민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화면에 등장하는 많은 얼굴들은 작품이 관계에 대한 다양한 서사를 다루고 있음을 상징한다.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을 대하며 자신을 버성기게 느끼는 순간을 마주해본 적 있을 것이다. 관계란 독립적인 한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발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그 각각 관계 맺음의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타인 앞 실체로서의 나’와 ‘내가 생각하는 순수한 관념으로서의 나’ 사이의 간극을 포착하는 지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충련 미술평론가는 "이때 발생하는 균열은 주체적인 자아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내 분열하는 자아에 대한 심층적인 의식으로 이어지고, 작품 속에서 간결하고 뒤틀린 형태로 묘사된 인물들과 기이한 장식처럼 등장하는 이미지들의 결합은 곧 그 자체가 이처럼 분열하는 자아의 초상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다양한 욕구와 가치가 범람하는 시대에 각 개인이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한 유일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저마다의 고유한 내면에 집중해보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27일까지,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갤러리오.
▲이사라 개인전 'What Happened in The Wonderland' = 노화랑은 행복하고 호기심 가득한 세상을 그리는 이사라 개인전 'What Happened in The Wonderland'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원더랜드(Wonderland)’ 시리즈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1998년부터 사실주의적 형식의 작업을 시작으로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동심에 대한 기억과 동경,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에 대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작업은 작가가 꿈꾸는 유토피아의 서사를 담고 있는데, 작가의 유토피아인 ‘원더랜드(wonderland)’의 핵심은 ‘동심(童心)’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호기심 가득한 꿈의 세계인 동시에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발현되는 공간이다. 작품 속 순진무구한 소녀는 우리를 유토피아로 초대하며, 잊고 지낸 순수한 어린 시절의 향수와 동심에 대한 성찰을 끌어낸다.
건축재료 등 여러 재료를 섞어 10번 이상 바르고 사포질을 반복하는 밑 작업과 아크릴 물감을 얇게 여러 번 덧바르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극히 평면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여러 층의 레이어를 쌓는다. 이후 작은 칼날로 긁어내어 하얀 선을 만들고 무수한 반복을 거쳐 패턴화시켜 완성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선 하나하나 긁어내는 과정은 그에게 일종의 수행과도 같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의 행운을 빌어주는 의식과도 같다. 이러한 정교하고도 상징적인 과정은 관람객들이 작가는 관객이 작품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서사가 펼쳐지는데, 작가는 밤바다를 걸으며 느낀 감정들이 영감이 됐다고 말한다. 환상이 가득한 눈동자의 소년과 소녀,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밤하늘의 별과 달들은 밝게 빛나며, 화사하게 흩날리는 장미꽃들은 더욱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금까지 작가가 구축해 온 원더랜드와 등장인물들의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동명의 책 'What Happened in The Wonderland'가 전시에 맞춰 새롭게 발간될 예정이다.
이번 개인전은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냄과 동시에 책이라는 매체적 확장을 통해 원더랜드의 세계관을 심화하는 자리로, 관람객들과 환상의 유토피아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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