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상장에 미래 달렸다…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늘리는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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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BD) 지분율을 85%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조원을 투자해 지분 80%를 인수한 지 3년 만에 지분율을 5%포인트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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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증자 참여 안해…현대차그룹 지분율 85%
정 회장도 사재 추가 투자…지분율 20%→21.27%
추가 투자로 기업 가치 높여 상장 준비 해석
2025년 6월 상장 전제…풋옵션 계약 체결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BD) 지분율을 85%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조원을 투자해 지분 80%를 인수한 지 3년 만에 지분율을 5%포인트 높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3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약 5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BD 지분율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기업가치를 높여 나스닥 상장 준비에 본격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10일 현대차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현대차그룹의 BD 지분율은 85%로 집계됐다. 2021년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5%포인트 확대됐다.
지분율이 늘어난 건 유상증자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BD 인수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총 3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회사 측에서 구체적인 증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정의선 회장의 사재를 포함한 그룹사 추가 투자 금액은 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이하 표기된 모든 금액은 장부가액 기준).
이는 BD 지분을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공시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재작년부터 미국 투자법인 ‘HMG 글로벌’을 통해 BD를 간접 출자 방식으로 지배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2021년 현대글로비스는 BD 주식 121만804주를 1420억원에 처음 매입했다. 주당 매입 가격을 환산하면 11만7000원 수준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유상증자 신주 발행 가격을 환산하면 2022년 13만원, 2023년 12만1000원, 2024년 11만8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신주 발행가를 바탕으로 100% 지분으로 환산하면 그룹사의 유상증자 참여 금액은 2403억원, 2037억원, 700억원 등 총 5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BD의 유상증자에 소프트뱅크 등 다른 주주는 참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증자를 거듭할수록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이 높아졌고 85% 수준까지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정 회장의 지분율도 기존 20%에서 21.27%까지 올라왔으며, 지난 3년간 128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이 수천억 원을 들여 BD 지분을 늘리는 건 기업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IPO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BD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점쳐왔다. 현대차그룹은 지분을 처음 인수할 당시 소프트뱅크와 상장을 염두에 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6월까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을 현대차그룹이 정해진 가격에 떠안아야 한다. 비상장기업인 BD의 기업가치는 2021년 인수 당시 1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엔 13억달러 수준으로 늘었다.
일각에선 BD가 상장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크게 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정 회장이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IPO로 얻은 재원을 상속 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도 도요타그룹과 비슷한 방식으로 장기 지배구조 개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기아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모비스 지분을 5~10년에 걸쳐 매각하고 회장은 배당금과 BD 상장 자금을 활용해 모비스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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