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도박?"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 참패에 의회 해산...조기총선

조슬기나 2024. 6. 10.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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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에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르네상스당이 극우 정당 RN에 완패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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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에 참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미지제공=대국민 연설 영상 캡쳐]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여러분에게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다"면서 "오늘 저녁 의회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원 1차 선거는 오는 30일, 2차 선거는 내달 7일 개최한다"면서 "심각하고 중대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신뢰에 따른 행동"이라며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프랑스 국민들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르네상스당이 극우 정당 RN에 완패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변화를 꾀하기 위해 대통령 고유 권한인 의회 해산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직전 공개된 유럽의회의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RN은 31.5%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결과대로라면 RN은 유럽의회 선거 역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3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은 15.2%에 그쳤다.

이날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있을 수 없다"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다만 그는 "민족주의자들, 선동가들의 부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전체, 유럽 및 세계에서 프랑스의 위치에 위협이 된다"면서 "극우파는 프랑스 국민들을 궁핍하게 만드는 동시에 우리나라를 몰락시키는 일"이라고 극우 세력의 약진에 강한 경계감을 표했다.

RN을 이끄는 르펜은 조기 총선 발표를 환영했다. 그는 "국민이 투표하면 국민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국가를 다시 일으킬, 프랑스 국민의 이익을 수호할,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당수가 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선거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르펜 당수가 이끄는 극우정당 RN은 이날 발표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에서 약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프랑스에는 통상 임기 5년의 신임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몇주 내 의회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이에 따른 다음 총선은 2027년 중반에 열릴 예정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마지막으로 대통령 고유의 권한으로 의회를 해산한 대통령은 1997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이다. 그에 앞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샤를 드골 대통령이 각각 두 차례 의회 해산권을 행사했다.

프랑스24는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발표하며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도박"이라 전했다. BBC방송은 "조기 총선을 소집한 것은 놀라운 일이자,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큰 리스크"라며 "RN의 또 다른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짚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르펜의 부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는 임기 5년의 하원 의원 577명을 선출하게 된다. 르펜이 이끄는 RN이 유럽의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약진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생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프랑스 총선에서는 1차 선거에서 과반을 얻어야 해 극우 후보의 원내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프랑스 총선이 유럽 극우파를 대표하는 르펜에게 사상 처음으로 권력을 장악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극우정당이 아직 그만큼 우세하지 못한 만큼 의회 장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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