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고 챙기면 ‘승리’ 정체성 기대면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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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6개국에서 42억명이 투표해 '슈퍼 선거의 해'로 불리는 올해 각국 유권자들은 경제적 요인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한 표를 행사한다는 중간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역사적인 선거의 해가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유권자들은 경제 상황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선거에서 고물가와 높은 실업률, 부패에 대한 불만이 공통적이었는데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한 정당은 결과가 좋았지만, 느리게 대응하거나 정체성 정치에만 의존한 정치인들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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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디, 민족주의 강조하다
바닥 민심 잃어… 사실상 패배
멕시코 대선선 셰인바움 압승
세계 76개국에서 42억명이 투표해 ‘슈퍼 선거의 해’로 불리는 올해 각국 유권자들은 경제적 요인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한 표를 행사한다는 중간 평가가 나왔다. 인플레이션 등 민생 현안에 신속히 대응한 정당이 선거에서 대체로 좋은 성과를 낸 반면, 민족주의 등 이념적 문제에 기댄 ‘정체성 정치’는 실패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권자가 경제적 요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끝난 인도 총선과 2일 치러진 멕시코 대선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역사적인 선거의 해가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유권자들은 경제 상황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 선거에서 고물가와 높은 실업률, 부패에 대한 불만이 공통적이었는데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한 정당은 결과가 좋았지만, 느리게 대응하거나 정체성 정치에만 의존한 정치인들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WSJ는 정체성 정치의 실패 사례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 중심의 국민민주연합(NDA)을 지목했다. 이번 인도 총선에서 NDA는 거뜬히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겨우 과반을 넘겨 모디 총리의 3연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 기간에 모디 총리는 10년 임기 중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을 세계 5위로 끌어올린 경제 성과를 내세우면서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결집시킬 목적으로 민족주의를 강조했다. 이런 유세 전략은 고성장 속에서 구매력이 낮아진 서민들의 ‘바닥 민심’을 외면했고, 지나치게 강경한 힌두 민족주의는 다른 종교를 가진 유권자들뿐 아니라 중도층 일각의 반감을 샀다.
인도와 유사한 사례로 지난달 29일 치러진 남아공 총선도 빼놓을 수 없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를 배출한 정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과반 득표에 실패해 30년 단독 집권 시대가 끝났다. 33%에 달하는 실업률, 심각한 빈부격차, 전력·물 부족 사태에 따른 민심 이반이 ANC 과반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멕시코 대선에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책을 대부분 계승하겠다고 밝힌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압승했다. WSJ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년 임기 동안 최저임금을 2배로 인상하고 고령자·학생 등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경제 악화를 극복했다”며 “이는 현 정부 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공약한 셰인바움에게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만 집권 민진당은 지난 1월 총선에서 승리해 라이칭더 총통이 취임했지만 고물가·저임금을 해결하지 못해 입법부에선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 WSJ는 “다음 달 4일 영국 총선에서도 같은 이유로 집권 보수당의 패배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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