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음악회 열고 세차해주고 반찬은 로봇이 배달

백민정 2024. 6. 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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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입주민 서비스 강화


배달 로봇이 반찬 심부름하고, 와인 시음회에 음악회까지. 최근 일부 신축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입주민 서비스들이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다 지은 후에도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입주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아파트에서 로봇 배송 서비스 ‘딜리픽미’ 로봇이 인근 상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래미안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실외 로봇 배송서비스 ‘딜리픽미’를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아파트 단지와 외부 상가를 연계해 자율주행 로봇이 간단한 반찬 등 식·음료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9월까지 서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 입주민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향후 적용 가능한 다른 아파트 단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요즘 고급 신축 아파트에서 조·중식 등 식사 서비스는 기본이 됐고, 여기서 더 차별화한 모습이다. 삼성물산 조혜정 DxP사업본부장은 “로봇이 실생활에서 입주민에게 편리함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래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할지 확인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기업 ‘뉴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로봇 기반의 실내외 서비스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충남 아산시 탕정면 ‘지웰시티 센트럴 푸르지오’에서 음악회가 열렸다. [사진 대우건설]

대우건설도 지난해부터 입주민 서비스 ‘PRUS(프러스)+(Pride Up Service)’를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이전부터 있던 입주민 환영 행사를 확대 개편해 푸르지오 가든 음악회, 와인 시음회, 티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로 업그레이드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가든 음악회는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 올해 총 30여 개 푸르지오 단지에서 음악회를 열 예정”이라며 “타 아파트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입주민이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2022년부터 롯데캐슬 입주민을 위한 ‘캐슬링(CASTLing)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자이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은 입주민 서비스 ‘자이안 비(XiAN vie)’를 선보인 뒤 돌봄·청소·세차 등 외부 업체와 제휴해 일부 단지 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캐슬 골드포레’ 단지에서 열린 캐슬링 펫티켓 클래스. [사진 롯데건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위권 건설사는 아파트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 입주민 서비스도 점차 차별화하는 추세”라며 “소유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 브랜드 평판도 좋아지고 주요 재건축 아파트 수주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 아파트일수록 폐쇄적인 커뮤니티로 인해 지역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할 때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에서 기부채납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 공공보행로나 공원을 조성해 놓고도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출입을 통제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용 84㎡ 매매 가격이 40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에선 최근 미혼 남녀 입주민끼리 만남을 주선하는 모임이 생겨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과거보다 아파트별로 지역사회가 나뉘는 경향이 짙어졌다. 사회가 개인화되며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위화감을 주는 식으로 가선 곤란하다”며 “특히 공공보행로를 막는 행위 등은 관할 지자체가 엄격하게 법 규정을 준수하도록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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