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나간 유럽, 늦어지는 미국…한국 피벗 언제?
유로존이 미국보다 먼저 피벗(Pivot·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물가와 환율 불안이 상대적으로 큰 한국은 미국에 앞질러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로존과 캐나다와 달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신규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27만2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8만2000명)를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4월 증가치(16만5000명)도 상회한 수치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도 전월 대비 0.4%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0.3%)를 소폭 앞질렀다.
미국 고용 지표는 향후 금리 추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높은 임금 상승률과 취업자 수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국은 4월 구인 건수가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용 시장 냉각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고용 지표가 예상을 훨씬 더 뛰어넘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다시 후퇴했다. 실제 시카코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고용지표가 나온 이후인 9일 오후 5시 기준, 9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49.5%)이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46.6%)보다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해 지면서, 한국의 피벗 시점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존과 달리 한국이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을 계속 기다리는 것은, 우선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7%)은 같은 기간 유로존(2.6%)보다 여전히 높다. 대외 공급망 변수에 에너지와 농산물의 가격 상승세가 쉽사리 잡히지 않은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물가를 제어하던 금리까지 낮아진다면, 물가 재상승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비미국 국가의 금리 경로가 달라지면서 달러 강세가 더 커졌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격을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미국의 강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0.78 급등한 104.89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까지 먼저 금리를 낮추면 원화 약세가 더 커질 수 있다. 원화 약세로 수입 품목의 가격이 올라가면, 물가 안정화에도 부담이다.
최근 불어나고 있는 가계 부채도 금리 결정의 새 변수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702조7020억원)은 전월(698조30억원)보다 4조6990억원 늘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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