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핵무기 빠르게 확충…미국도 동맹보호 위해 더 많은 핵 필요”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자국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후 미·러 간 신경전이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 간에 핵교리 수정 또는 핵무기 확산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군비통제협회 연례회의에서 “러시아·중국·북한은 핵무기를 위험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충하고 다변화하면서 군비 통제에 관심이 적거나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안보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보다 ‘경쟁력 있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바디 선임보좌관은 ‘경쟁력 있는 접근’ 방식의 예로 두 가지를 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핵 시대의 현실을 반영해 개정한 ‘핵무기 운용지침(nuclear weapons employment guidance)’을 내놓은 것과 기존 B83 중력탄을 대체할 B61-13 중력탄 개발과 특정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의 수명을 연장한 것이다. 그는 “이런 조치가 핵무기 전체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더 많은’ 접근 방식이 아닌 ‘더 나은’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바디 선임보좌관은 “분명한 것은 적국이 현재의 궤도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는 몇 년 뒤 현재 배치된 핵무기 숫자를 늘려야 할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그런 날이 온다면 그것은 적대국들을 저지하고 미국 국민과 동맹·파트너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심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본회의에서 “핵무기 사용은 예외적인 상황에만 가능하고 그런 경우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시한) 핵 교리는 살아있는 것이며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교리 수정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디 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8일 스푸트니크 통신에 “미국이 핵무기 배치 수를 늘릴 경우 러시아도 핵 교리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는 어느 누구와의 대화도 중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미국이 협상을 거부할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협상을 거부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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