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 오면 뛴다”…20대 구한 경찰의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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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5시30분쯤 경찰에 112 신고가 접수됐다.
어머니와 말다툼하던 중 화가 난 A씨가 다리 위로 올라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몰려드는 순찰차와 경찰을 본 A씨가 도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A씨는 경찰에게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뛰어내린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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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5시30분쯤 경찰에 112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에서 20대 여성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직접 신고했다. 어머니는 경찰 측에 “성수대교를 건너던 중 딸이 갑자기 차에서 내렸다”며 “위험한 상황이니 얼른 와 달라”고 호소했다. 어머니와 말다툼하던 중 화가 난 A씨가 다리 위로 올라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신고 직후 서울 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와 강남경찰서 압구정파출소 직원들이 출동했다. 오후 5시40분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초기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몰려드는 순찰차와 경찰을 본 A씨가 도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A씨는 경찰에게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뛰어내린다”고 소리쳤다. 동시에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뛰어내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때 한 경찰이 기지를 발휘했다. 압구정파출소 소속 B경위는 순찰차로 뛰어가 제복을 벗고,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다. A씨에게 무작정 접근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옷을 갈아입은 B경위는 시민인 척 A씨에게 다가갔다. A씨가 경찰을 응시하는 사이 B경위는 몸을 날려 A씨를 붙잡았다. 이후 동료 경찰이 함께 A씨를 난간에서 끌어 내렸다. 위태로웠던 20분간의 대치 상황은 종료됐다.
A씨처럼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인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2020년 474건이었던 한강 다리 자살 시도 건수는 2022년 1000건으로 배 넘게 증가했다. 경찰 출동 건수는 같은 기간 3178건에서 3647건으로 15%가량 늘었다.
현장에서는 위태로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8일 서울 한강 마포대교에선 10대 여학생이 난간을 붙잡고 매달려 있었다. 경찰관은 이 학생을 구조하려다 학생과 함께 한강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두 사람 모두 구조됐다.
이에 한강 수상 치안을 담당하는 한강경찰대의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강경찰대는 망원·이촌·뚝섬·광나루 4곳에 센터를 두고 있다. 강동대교부터 행주대교까지 41.5㎞에 달하는 구역을 이 4곳에서만 책임지는데, 행정직을 제외한 인력은 모두 35명뿐이다. 이들은 11~12명씩 3개조로 나뉘어 한강 치안을 맡는데, 센터별 근무 인원은 3명에 불과하다. 김영식 서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한강은 다양한 안전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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