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김주애'…푸틴 두 딸, 후계 작업 나서나

김현정 2024. 6. 9. 18: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동안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베일에 가려졌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나섰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가 지난 5~8일 열린 SPIED에서 잇따라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경제포럼 연설 공개석상 활동 나서
큰딸 내분비전문가, 작은딸 軍분야서 활동

그동안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베일에 가려졌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사로 나섰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딸로 알려진 마리아 보론초바(39)와 카테리나 티호노바(37)가 지난 5~8일 열린 SPIED에서 잇따라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SPIEF는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행사다.

지난 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큰딸로 추정되는 마리아 보론초바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여한 모습. [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작은딸인 티호노바는 지난 6일 군산복합체의 기술 주권 보장과 관련한 영상 강연을 했다. 그는 러시아군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포럼 연설자 명단에 러시아 국가지력발달재단(NIDF)의 총책임자로 소개됐다. 티호노바는 영상 강연에서 "국가의 주권은 최근 몇 년 새 중요한 논제 중 하나이며 러시아 안보의 기초"라면서 기술 주권을 증진하기 위해 국방 부문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언급했다고 AFP가 전했다. 큰딸인 보론초바는 소아 내분비학 전문가로 러시아 과학진흥협회를 대표해 지난 7일 생명공학 혁신 등에 대해 연설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과 전 부인인 류드밀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1983년 승무원 출신인 류드밀라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으나 30년 결혼생활 끝에 2013년 이혼했다. 푸틴 대통령은 딸들이 과학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손자도 있다고 말했으나 이들의 이름을 공개한 적은 없다. 또 두 사람이 자신의 친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작은딸로 추정되는 카테리나 티호노바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영상 연설하고 있다.[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외신은 이들 두 사람이 최근 몇 년간 포럼이나 업계 행사 등을 통해 점점 더 공개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는 권력 승계 작업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앞서 SPIEF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SPIEF에서는 티호노바만 연설한 적이 있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2022년부터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재산 중 일부가 가족들의 이름으로 숨겨져 있다고 본다. 지난 2월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리의 반부패재단은 지난 1월 보론초바가 2019~2022년 의료 회사 직원으로 1000만달러(약 14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보론초바는 네덜란드 사업가와 결혼해 네덜란드에서 330만달러(약 46억원) 상당의 호화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알려졌다.

티호노바는 러시아 재벌인 키릴 샤말로프와 결혼해 프랑스 비아리츠에 방 8개짜리 빌라를 수백만달러에 매입했으나 이후 이혼했다. 티호노바는 한때 아크로바틱(곡예) 로큰롤 댄서로도 활동했다고 전해졌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들의 공식 석상 등장을 두고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마리아 스네고바야 선임연구원은 "후계자에 대한 점진적 권력 이양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 사람이 점점 더 높은 공개 직위를 차지하는 것은 푸틴이 장기적 권력을 다지려는 의도"라고 봤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