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77%, 아이폰 52%…美 대표 브랜드 中서 돌연 판매 급증 왜?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 차이나가 지난 7일 중국의 인터넷기업 바이두(百度)가 제작한 고해상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자사의 완전자율주행시스템(Full Self-Driving)을 중국에 서비스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풀이가 나온다. 최근 각종 호재에 힘입어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지난 5월 전달 대비 77% 급증했다.
중국의 애국 소비 열기에 밀려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애플의 아이폰도 지난 4월 중국 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2% 늘어났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최근 애플의 판매 반등을 다룬 사설을 싣고 '중국시장의 개방성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협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바이두는 지난 7일 일반 차선급 해상도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바이두 지도 V20을 출시했다. 테슬라 차이나도 이날 오후 웨이보(微博, 중국판 X) 공식 계정을 통해 "AMD 칩을 탑재한 테슬라 차량은 이날부터 무선업데이트(OTA)로 바이두 지도 V20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테슬라는 차선 변경 난이도와 회수가 낮은 지능적인 경로를 1:1로 운전자에게 안내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게 됐다고 상해증권보가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28일 베이징을 깜짝 방문해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자율주행시스템 허가 등을 협의했다. 머스크 방중 직후 바이두와 테슬라의 협력 소식이 전해졌다. 테슬라는 바이두의 지도제작 허가권을 활용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한 가장 큰 어려움을 해소했다.
지난 4일 중국승용차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5월 중국 판매량은 5만5000대로 4월 판매량 3만1000대와 비교해 77% 늘었다. 지난해 5월 판매량 4만2508대와 비교하면 약 30% 증가했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인 애플의 아이폰도 과감한 가격 인하에 힘입어 중국 시장 판매량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 이벤트인 징둥(京東)의 6·18 행사를 앞두고 9일 현재까지 집계된 휴대전화 판매량 브랜드별 순위에서 애플은 샤오미나 화웨이에 앞선 1위였다. 개별 모델 순위에서도 아이폰15프로가 1위, 아이폰 15 프로맥스가 2위였다.
아이폰 판매 호조는 과감한 할인 영향이 크다. 애플은 지난달 20일 아이폰 15 프로 맥스 256GB 모델을 기존 출시가격 9999위안(190만원)에서 2050위안 할인한 7949위안(151만원)으로 낮춘 데 이어 31일에는 최고 2350위안(45만원)까지 할인폭을 약 23.5%로 낮췄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지난 4월 중국에서 외국산 스마트폰이 349만5000대 판매됐으며 이는 지난해 4월 230만1000대와 비교해 52%의 증가한 수치라고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에서 판매된 해외 스마트폰은 아이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중국 관영 매체는 애플 판매량 회복을 중국 정책을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1일 사설에서 “애플 휴대폰의 중국 판매량 급증은 한 차례 상업적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며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성공은 중국의 대외 개방, 산업 고도화 및 글로벌 가치사슬 협력의 생생한 증명”이라고 주장했다. 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시장 환경, 지속적인 산업 업그레이드 및 글로벌 범위의 효과적인 협력을 보여준다”라고도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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