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더 에이트 쇼’로 드러낸 ‘솔직한’ 얼굴 [D:인터뷰]

“그 순간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원초적인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

벼랑 끝에 몰려 절망하는 얼굴부터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비굴해지는 순간까지. 배우 류준열은 다채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더 에이트 쇼’로 인도했다. 보는 시청자들까지 힘들게 만드는 극한 상황들의 연속이었지만, 류준열은 ‘그래서 더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류준열은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서 ‘3층’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더 에이트 쇼’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인생 역전’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넷플릭스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여러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류준열은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야기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더 에이트 쇼’만의 메시지에 매료됐다.

“비교는 피할 수 없다고 여겼다. 서바이벌 게임이 주제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이 의도한 바는 ‘쇼’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여겼다. 매스미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부각이 되기도 하고, 감독님이 여러 의미를 두신 것 같다. 모두가 살아내야 하는 그런 환경이 주는 새로운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차별성이 있다고 여겼다.”

‘3층’을 연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3층은 ‘더 에이트 쇼’의 내레이터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을 따라 ‘더 에이트 쇼’에 몰입하게 된다. 개성이 넘치는 ‘다른 층’들처럼 마음껏 ‘표출’할 수는 없었지만, 시청자들을 ‘더 에이트 쇼’로 잘 초대하기 위해 최대한 현실적으로 3층을 표현하려고 했다.

“3층은 가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또 반성을 하고, 그러면서 욕심을 내기도 한다. 3층이 이야기의 화자가 돼 나레이션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시청자와 캐릭터들 중간에 있는 인물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공감대를 얻을 필요도 있었다. 6층이나 8층이었으면 화자의 역할은 힘들었을 것이다. 3층이 가장 보통의 인간이라 화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넷플릭스

이에 때로는 카메라 앞에서 먹방을 펼치며 비굴한 웃음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어색한 몸짓으로 춤을 추며 웃음을 유발했다. 맞는 연기부터 몸을 부대끼며 펼치는 액션 연기까지. 쉽지 않은 장면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류준열은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민낯’을 드러내는 연기가 새로웠다며 오히려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런 것들은 솔직한 연기라고 생각했다. 가면이나 이런 걸 벗고, 그 순간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어떤 여과가 있으면 진정성이 안 느껴질 것 같았다. 볼일도 보고, 옷도 벗고. 원초적인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들을 거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류준열 또한 ‘더 에이트 쇼’를 보며 ‘인간’ 또는 ‘삶’에 대해 고민한 것처럼, 지금 필요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 더 좋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이라는 게 참 대단한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구나 욕망이 있고, 또 욕심이 있다. 목표를 추구하지만, 욕망 때문에 넘어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돌이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반복이 될 때도 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게 있을까’ 고민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혹은 ‘우리가 좀 더 사랑할 순 없을까’라는 생각들. 그런 이야기가 필요한 것 같다. 드라마에선 여러 잘못된 선택들로 인해 그런 결말로 가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자유가 있지 않나.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지 조금 더 고민을 하는 게 필요한데, 저는 그것을 평화를 위한 쪽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