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왜 거기서 나와!?'…맨시티, GK 오르테가 재계약에 SON '빅찬스미스' 박제 '쾅'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남의 팀 선수 오피셜에 등장(?)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의 빅찬스미스 하나가 몰고 온 후폭풍이라고 해야할까.
사연은 이렇다. 1992년 창설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4연패에 성공한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8일 한 선수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주전 골키퍼 에데르송의 백업으로 뛰면서 컵대회 전문 키퍼로 출전하고 있는 독일 국적 스테판 오르테가와의 재계약이다.
맨시티는 오르테가와 오는 2026년 6월까지 2년 더 동행하기로 했다. 오르테가는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 입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맨시티의 높은 연봉, 그리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FA컵과 리그컵 등에서만큼은 결승까지 그를 줄기차게 기용하는 신뢰 등을 고려해 맨시티에 남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르테가가 맨시티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2026년 여름까지 에티하드 스타디움에 남기 위해 맨시티와의 계약을 1년 연장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2025년 6월에 계약 만료되는 오르테가는 올여름이 갈림길이었으나 맨시티와 우승컵을 더 들어올리는 구상에 동참했다.
2022년 7월 맨시티에 합류한 오르테가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20경기를 소화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 결승전을 포함해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맨시티의 우승에 기여했다.
지금까지 오르테가는 맨시티 소속으로 총 34경기에 출전,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를 차지했다.
그런 오르테가의 재계약 오피셜에 손흥민이 등장한 것이다. 맨시티가 내놓은 오르테가 재계약 관련 삽화를 보면 흰색 유니폼에 등번호 7번을 달고 있는 선수가 오른발 슛을 내질렀으나 이를 오르테가가 막는 그림이 나온다. 맨시티가 내세운 오르테가 최고의 업적인 셈이다.
사연은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EPL 토트넘-맨시티 맞대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경기에서 오르테가는 벤치를 지키고 있다가 후반 24분경 에데르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앞서 에데르송이 토트넘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에데르송이 뇌진탕을 겪을 가능성을 우려해 에데르송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오르테가를 투입했다.
경기 도중 골키퍼가 교체로 들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오르테가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좋은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갑작스러운 투입에도 불구하고 맹활약을 펼치며 맨시티의 골문을 굳게 잠갔다.
특히 후반전 막바지 손흥민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손흥민의 슈팅을 선방한 게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맨시티가 1-0으로 앞서던 후반 41분경 마누엘 아칸지의 패스 미스로 인해 손흥민이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할 기회를 잡았는데, 오르테가가 침착하게 막아내면서 맨시티를 위기에서 구했다.
이후 맨시티는 엘링 홀란의 추가골에 힘입어 토트넘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전 승리는 결과적으로 맨시티의 우승 경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맨시티는 이어진 38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꺾고 전무후무한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때문에 손흥민과의 일대일 상황을 막아낸 오르테가의 공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만약 오르테가가 손흥민 슛을 막지 못해 실점하고 1-1로 비겼더라면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널이 2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할 뻔했다.
이 때문에 아스널 팬들은 "손흥민이 아스널 우승하는 게 싫어 일부러 슛을 정면으로 쐈다"며 "경기 직후 손흥민이 상대팀 감독 펩 과르디올라와 웃는 것을 보라.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의 빅찬스미스는 토트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토트넘은 이날 지면서 목표였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맨시티도 오르테가의 활약을 설명하면서 "토트넘과의 EPL 두 번째 맞대결에서 손흥민을 막아내면서 일대일 상황에서 선방을 기록했다. 이는 맨시티가 기록적인 4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순간이었다"라며 토트넘전을 복기했다.
그리고 이를 삽화로 그려 오르테가의 축구 인생에 자랑스러운 순간이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맨시티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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