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의대 교수들, 취지 공감하나 집단 휴진 말아야"

"의료인로서 노력 수포 돌아갈 것"

서울대학교교수회가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말고 의료 및 교육 현장에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9일 서울대학교교수회는 입장문을 통해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 휴진은 지금껏 의료인으로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며 "의대 교수들이 현장을 지키고 교수회와 함께 의료 및 교육 정책의 문제점을 꾸준하게 지적해야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의료 시스템 및 이와 연관된 교육 및 입시제도를 개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의 강경한 조치는 다른 한쪽의 극단적 대응을 초래할 비민주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물론 교육 및 산업계가 의대 증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점도 우려했다. 교수회는 "오죽하면 의대 교수들이 사회적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공의들과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휴진을 생각하겠느냐"라며 "생존을 위해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현 교육·입시제도에서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이공계 공동화에 따른 학문 생태계 파괴 및 정부의 이공계 육성 정책 무력화, 막대한 사교육비 증가, 의대 내 또 다른 양극화 및 서열화 촉진, 그리고 지역대학 소멸 등을 초래할 것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전공의 보호 대책뿐 아니라 의료, 교육, 입시를 망라한 개혁정책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