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의 길을 걷는 손흥민이 해리 케인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잔류를 선택한다. 구단도 황급히 재계약 카드를 꺼내들었다.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가 지난 8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붙잡기 위해 재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천천히, 그리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리그 17골을 넣으면서 토트넘의 최근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라면서 "페네르바체 이적설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그의 커리어를 확인할 잠재력을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리 케인이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뒤, 손흥민은 구단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수이며 이번 시즌 그 짐을 짊어져야 했으며 토트넘은 리그에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라며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런 와중에 손흥민에게 이적설이 또다시 등장했다.
앞서 지난 5일 영국 매체 팀 토크가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을 쫓고 있다. 페네르바체 새 감독인 조세 무리뉴가 토트넘을 떠난 지 3년 만에 손흥민을 데려가려고 한다"라고 보도한 것이다.
다른 영국 매체 풋볼365도 "무리뉴는 토트넘에서 힘들었던 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케인과 손흥민이라는 최고의 조합을 만들어냈다"라며 "무리뉴 아래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한 손흥민은 무리뉴 아래서 70경기를 뛰며 29골 25도움을 기록했다"라며 두 사람의 궁합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적인 10-10 기록을 만들면서 또 다른 시즌을 완료했다. 하지만 그의 올라운드 플레이는 쇠퇴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케인의 상황과 같다.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그가 유럽 엘리트 구단으로의 합당한 이적 희망이 있었고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튀르키예에서의 신선한 도전과 무리뉴와의 재회는 받아들여질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의 축구는 손흥민 없이도 나아가기 때문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른 영국 매체인 더 하드 태클도 "손흥민의 계약 상황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페네르바체를 비롯한 몇몇 유명 클럽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말았다"라고 손흥민과 재계약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토트넘의 태도를 지적했다.
손흥민의 이적설이 등장하자 다니엘 레비 회장은 펄쩍 뛰며 손사래를 쳤다.
튀르키예 매체 스포츠디지탈레를 통해 레비 회장은 "손흥민의 페네르바체 뉴스는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케인을 놓친 데 이어 손흥민마저 잃지 않겠다는 레비의 강력한 의지다.
여기에 더불어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이 이번 여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다음 시즌, 그리고 그 이상 머무를 것이다. 여러 차례 재계약을 해왔는데, 손흥민은 남은 커리어를 토트넘에서 보낼 가능성이 있다. 이미 9년간 토트넘에 있었던 그는 곧 32세가 되며 15년째 토트넘 맨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통산 3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토트넘 통산 그는 408경기 162골을 기록해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랐고 4위 마틴 치버스(174골)의 기록에 이미 근접한 상황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입단해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이 되면서 유망주에서 구단을 이끄는 리더로 발전했다.
손흥민은 이적 첫 시즌인 2015-2016시즌을 제외하고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웨인 루니가 5회로 가장 많고, 에릭 칸토나와 프랭크 램파드가 4차례씩을 기록했다. 3회는 현재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 첼시 레전드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 등이다. 10-10 클럽 가입은 손흥민에 또 하나의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 타이틀을 안길 수 있는 찬스였고 결국 해냈다.
여기에 2021-2022시즌엔 리그 23골을 터뜨리며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이 시즌을 앞두고 4년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계약 기간이 이제 1년 남은 상황이다. 토트넘은 그와 재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6개월 뒤인 2025년 1월부터 보스만 룰에 의해 그의 이적에 이적료를 붙일 수 없다. FA로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토트넘은 다시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달 30일 "손흥민은 경기력 회복하는 기쁨을 누렸고, 주장으로서도 필수적인 존재"라며 "토트넘은 또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 2026년까지 손흥민을 클럽에 묶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1년 연장 옵션 발동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토트넘이 다음 해에 그를 어떻게 대우할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런 와중에 손흥민과 페네르바체 이적설이 불거졌다.
매체는 "토트넘에게 때가 왔다. 잔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손흥민은 3년 전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팀에 자신의 전성기를 바쳤다.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으나 시즌이 지날수록 기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토트넘은 케인 이후 시대에 대해 엄청난 불안을 느꼈고, 이제는 손흥민 이후 시대도 살펴봐야 한다"라고 포스트 손흥민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훌륭한 시즌을 보냈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 여정에서 정확히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매우 불분명하다"라며 "결정적인 건 토트넘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아이들에서 벗어나 나아갔다는 것이며 손흥민의 이적은 그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손흥민을 과거의 유산으로 남길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페네르바체 이적설이 불거지자 급하게 '재계약' 카드를 꺼내 들며 손흥민 지키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물론 케인과 손흥민이 다른 점은 이적에 대한 의지다. 케인은 뮌헨 이적 이전에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위해 구단의 프리시즌 투어에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직후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첫 시즌을 제외하고 단 한 순간도 토트넘을 떠나길 원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는 것은 그가 바라는 '도전'의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손흥민이 당장 토트넘을 떠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재계약 시 주급 규모와 기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현재 추정치 19만 파운드(약 3억 3379만 원)로 팀 내 최고 주급자인 손흥민이 31세에 더 높은 주급과 1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받는다면 사실상 토트넘에서 선수 커리어를 마감하게 된다. 커리어의 정점을 함께 한 구단과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