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완치' 금쪽이, 오은영이 엄마 보고 놀란 이유는?

김종성 2024. 6.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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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김종성 기자]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진짜 금쪽이는 누구일까.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시청하다보면 도대체 누가 금쪽이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문제의 본질이 (아이가 아니라)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부모가 겪고 있는 어떤 어려움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때문에 아이가 '금쪽이'처럼 보여지는 케이스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육아는 어린 시절의 나 자신을 목격하고 상호작용하는 일이기도 하다.

7일 방송된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6세 아들(금쪽이), 4세 딸, 81일 된 막내를 키우고 있는 부모가 출연했다. 금쪽이는 생후 30일 때 '다발성 간 혈관종(혈관 조직이 뭉쳐서 생긴 양성 종앙)'이라는 희소병을 앓았다. 두 번의 심정지를 겪었을 만큼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다. 다행히 6년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금쪽이가 최근 들어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놀이터에서 금쪽이는 개미, 무당벌레 등 곤충을 죽이는 거침없는 행동을 보였다. 또, 배수구에 손을 집어넣어 팔이 끼는 위험한 장난도 쳤다. 마음껏 뛰어놀 만큼 건강해졌으나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오은영은 성장 과정에서 무심코 들은 아팠던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의 흔적 재구성이 이뤄졌을 거라 추측했다. 실제로 엄마는 "너 죽다가 살아났어"라는 얘기를 자주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 날, 바지를 입던 금쪽이는 갑자기 아프다고 호소했고,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짜증을 냈다. 금쪽이의 '아파'라는 말에 엄마는 온 신경이 집중됐다. 잠시 후 아프지 않다고 말을 번복했지만, 이미 철렁 내려앉은 가슴은 원상복구되지 않았다. 엄마는 곧바로 금쪽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검사 결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였으나 엄마의 걱정은 멈추지 않았다. 불안이 엄습한 것이다. 

심각한 불안... 과거에 매몰된 엄마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가 아니라 엄마가 너무 많이 걱정돼요." (오은영)

금쪽이의 생명을 위협했던 간 혈관종 탓에 몇 년의 세월을 어두운 터널 속에 있었던 엄마는 여전히 '아프다'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오은영은 큰일을 겪은 심정은 같은 부모로서 충분히 이해되지만, 엄마의 모든 신경이 금쪽이의 아픔에만 쏠려 있으면 아이 입장에서는 아프다는 말이 유일한 소통 방식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통렬히 지적했다. 

엄마는 과거에 매몰되어 완치 후에도 안심하지 못했다. 어쩌면 금쪽이는 엄마의 반응을 얻기 위해 스스로 아픈 아이가 되려 했던 게 아닐까. 키즈 카페에서도 엄마는 신나게 놀고 있는 금쪽이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며 감시 아닌 감시를 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금쪽이가 혹시 다치기라도 할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금쪽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엄마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실제로 엄마의 불안은 굉장히 심각했다. 금쪽이가 모기에 물려도 병원을 찾을 정도였는데, 모기장 안에서 금쪽이가 자고 있는데도 그 주변에서 모기를 잡으며 밤을 샜다. 행여 감기라도 걸리면 엄청난 양의 약을 복용시켰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오은영은 엄마가 계속 '맺혀' 있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엄마의 과잉보호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편, 예비 초1인 금쪽이는 아직 '안녕하세요'도 쓰지 못할 정도로 한글 진도가 늦었다. 자음과 모음도 헷갈려 했는데, 한글의 기초 개념이 없는 상태였다. 엄마는 건강 이외의 것은 사치라 생각해 교육은 등한시했다고 털어놓았다. 태권도 학원도 다칠까 봐 보내지 못했을 정도였다. 오은영은 아이들의 생명 유지에만 몰두해 부모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그뿐만이 아니었다. 금쪽 남매의 매우 과격한 놀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들은 침대 위에서 엉겨붙어 몸싸움을 벌였고, 복부를 세게 때리고, 양동이를 머리에 씌우기도 했다. 놀이라고 할 수 없는 폭력적 행동에도 남매는 웃고 있었다.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상호 작용을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하루종일 막내를 안아주느라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오은영은 사회화 기능을 배우지 못한 '야생 아동(Wild Child)'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며, '모글리 신드롬(인간과 격리된 야생에서 생활한 아동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언급했다. 현재 금쪽이네는 정서적 교류, 상호 작용, 놀이와 학습이 없는 상태였다. 종일 육아에 고군분투하지만 여전히 생사에만 집착하는 엄마는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놓치고 있었다. 

엄마는 왜 하루종일 막내를 안고 있었던 걸까. 역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아기 울음소리만 들으면 견딜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해 왔던 것이다. 그 때문에 공황장애 약도 복용 중이었다. 심지어 엄마는 잠든 아기를 따로 눕히지 않고 한몸처럼 잠을 자며 생활했다. 그는 지금의 막내 개월 수가 금쪽이가 투병하던 시기이다보니 막내를 보면 잘못될까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엄마의 힘든 모습 보면 힘이 쭉 빠져요." (금쪽이)

오은영은 세 아이가 모두 다른 아이라는 점을 인식시켰다. 막내에게 생사를 오가는 문제가 없는데도 잘못될까 염려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나간 과거의 병에 얽매여 살아갈 수는 없었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생명의 기적' 프로젝트였다. 우선, 건강한 분리에 도전했다. 5분, 10분 간격으로 막내와 떨어져 지내며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훈련이다. 

아빠가 눈앞에서 막내를 안고 있음에도 엄마는 힘겨워했다. 울음소리가 들리자 불안이 엄습한 듯 괴로워했고,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간단한 문제는 아닌 듯했다. 결국 심리 치료를 받기로 했고, 엄마는 불안을 버리면 아이도 잃어버릴 것 같다는 속마음을 토로했다. 심리치료사는 엄마가 두려움 속에서 사는 걸 원치 않을 금쪽이의 마음을 대변했고, 엄마는 한참 동안 괴로워하다 변화를 결심했다. 

다음 날, 금쪽이는 지난번처럼 바지를 입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엄마는 아픈 건지 불편한 건지 물었고, 금쪽이는 불편한 거라 대답했다. 엄마는 상황에 어울리는 단어를 명확히 설명했다. 더 이상 잘못된 표현 방식으로 의사 소통에 혼선이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방지한 것이다. 또,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위해 금쪽이와 공부를 하기도 했다. 생사 이외의 것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가족의 단합을 도모하며 금쪽이네는 더 이상 과거에 얽매어 있지 말고 앞을 향해 한 발 나아가기로 결단했다. 생사가 위태로웠던 고통스러웠던 지난 날은 떨쳐버리고,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미래가 그들에게 찾아오길 응원한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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