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위스키 사러 대마도 다녀올게요"…요즘 뜨는 '퀵턴 여행'[청춘보고서]
위스키 구매 위해 당일치기 여행 떠나기도
최근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퀵턴(Quick-Turn) 열풍'이 불고 있다. 퀵턴은 항공사 승무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비행 후 바로 돌아오는 일정을 뜻한다. 즉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당일치기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것이다. 이들은 면세점 혜택 등을 받아 구매하면 왕복 항공료나 뱃삯 등의 요금은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볼 인기 덕…위스키 시장 규모 더욱 성장할 듯
국내에서 위스키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전년보다 13.1%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3만t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위스키 수입량은 2019년 약 2만t에서 2020년 1만5923t과 2021년 1만5662t으로 줄었다가, 2022년 2만7038t으로 급증해 지난해 3만t을 돌파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위스키는 높은 도수로 인해 이른바 '아재 술'로 통하기도 했으나, 젊은 층 사이에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대중성은 높아졌다.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이 이어지면서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6796억원에서 2021년 3조2051억원, 2022년 4조9461억원으로 연평균 36%씩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5조원 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위스키 구매를 위해 퀵턴 고민 중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위스키를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다. 이들은 위스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 짧은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위스키 애호가들이 주로 떠나는 곳은 가까운 일본이다. 계속되는 엔저 현상과 국내와 다른 주류세 적용으로 인해 일본에서 고가의 위스키를 구매할 경우 사실상 할인받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퀵턴' 인증샷은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부산에서 가장 쉽게 면세점을 들를 수 있는 대마도로 퀵턴을 선택했다"며 "대마도 도착하자마자 면세품 인도장에서 위스키를 찾아왔다. 대부분 다 면세품 찾으러 온 듯하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후쿠오카에서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면세가로 1만8000엔(약 15만8000원)에 구매했다"며 "가격이 올랐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가격이 과거 일본에서 구매했을 때와 같았다"고 했다. 한국에선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3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으나, 엔화가 저공 행진을 하는 지금 일본에선 국내 판매가의 절반 이상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위스키 가격 한국에서 비싼 이유?…주세법 때문
위스키 애호가들이 위스키 원정 쇼핑을 하러 가는 배경에는 현행 주세법이 있다. 한국은 위스키에 '종가세'를 적용하고 있다. 종가세는 출고가가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현재?우리나라의?위스키는 출고가에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가치세 10% 등이 붙는다. 즉,?출고가 10만원짜리 위스키에 11만원이 넘는 세금이 더해지는 셈이다. 수입 위스키의 경우 여기에 수입 관세 20%가 추가로 포함된다.
반면 일본은 주류의 양이나 알코올양에 비례해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채택한다. 한국에서는 술값이 비쌀수록 세금이 높아지지만 일본은 가격에 상관없이 주종이 같은 술은 양에 따라 주세가 결정된다. 현재 일본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 30개국 이상이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우리나라 위스키 주세 부과방식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한국에서 위스키 소비가 급증한 배경엔 바뀐 음주문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써니 문 리서치 매니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들은 심야 모임에서 과도한 음주를 중심으로 하는 주류문화를 거부하고 술을 즐길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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