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언급 금지령 풀렸다…사사건건 조롱나선 개딸
22대 국회 임기 초반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사사건건 비판하며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혁신당이 “어떻게 화장실 앞을 주냐”(조국 대표), “김밥 양 끄트머리만 모은 것과 마찬가지”(황운하 원내대표) 등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던 국회 본청 사무실 배정 논란이 대표적이다. 국회사무처는 혁신당에 사무실로 본청 223·224호를 배정했다. 그런데 혁신당은 두 방이 모두 화장실 앞에 위치한 데다 중간 복도를 사이에 둔 채 떨어져 있고, 의석수(12석) 대비 좁다는 등 이유로 입주를 거부했다. 항의의 뜻으로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도 사무실 대신 본청 로텐더홀에서 진행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화장실과 싸우는 조국”, “조국아 화장실이 싫으면 화장실 폐쇄하고 사무실에 요강이라도 갖다 놓으렴” 같은 조롱성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선 “우리 이장님(이 대표)은 당대표실을 화장실 청소 노동자한테 양보하고, 화장실 앞 사무실을 당대표실로 쓰라고 해도 기꺼이 그러실 분”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엔 “(조 대표가) 뼛속까지 엘리트라 그렇다”거나 “조국 대표 너무 짜쳐(자잘해)요” 등 동조 댓글도 달렸다. 재명이네마을은 총선 직전 회원들에게 ‘조국 언급 금지령’을 내렸던 곳이다.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은 조 대표가 국회 상임위로 외교통일위원회를 지망했다는 뉴스까지 조롱의 소재로 삼았다. 한 지지자는 “X국이는 갤주(이 대표) 그만 좀 따라다녀라, 두X이(윤 대통령), 거니(김건희 여사) 팬다면서 뭔 외통위야 XX아” 라고 썼다. 다른 지지자들도 “스토커?”, “갤주 후광 효과도 얻고 싶고 대비 효과도 얻어가려는 속셈” 등 불편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을 비교하는 데 대해 “손흥민(이 대표)과 조기 축구회 주장(조 대표)을 비교하는 것과 같은 이치” 같은 지적도 나왔다.
이들의 견제는 22대 국회 임기 시작부터 계속됐다. 혁신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축하 난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정중히 사양한다”(조 대표)는 등 ‘거부 릴레이’에 나서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윤석열 불통이랑 다른 게 뭐냐”, “정치를 너무 좀스럽게 해 유유상종”, “윤문일체(尹文一體·윤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 몸) 쇼하냐”는 등 비판 글을 달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거의 동시에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자 조 대표가 “정치개혁 제1의 과제인가에 대해선 도저히 동의하지 못하겠다”(지난달 31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이 대표 지지자들은 “분열 일으키려고 고군분투한다”, “민주당 비판하기 바쁘냐” 등 부정적으로 접근했다.
민주당에서조차 “혁신당과 민주당이 앞으로 ‘잘하기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해야 하는데, 서로가 너무 적대적으로 인식돼 걱정”(당직자)이라는 말이 나온다. 혁신당의 한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지지자 눈치 보여서 같이 사진 찍기 겁난다고 한다”고 말한다. 양당의 미묘한 경쟁 관계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이 혁신당에 아쉬운 얘기를 할 일이 없을 것이라서 앞으로도 두 사람의 협력적 관계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조 대표 재판 결과나 하반기 재·보궐 선거 결과 뒤엔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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