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에 노조권?…승자 없는 ‘포퓰리즘’ [취재수첩]
“정치권에서 늘 뒷순위로 밀렸던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주 현안으로 떠오른 자체가 매우 이례적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점주 모두 정치 싸움에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가 털어놓은 소회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프랜차이즈 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점주에게 기업 노조마냥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을 추진하는 쪽에선 “점주가 뭉쳐 본사 갑질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하는 측은 “한국 프랜차이즈 경쟁력 저하”를 우려한다.
여야가 연일 워낙 첨예하게 맞부딪히다 보니 자연스레 점주와 본사 사이에서도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하지만 ‘점주 노조권’이 정말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인지, 따져보면 물음표가 달린다. 본사와 점주 갈등만 키울 뿐 실제로는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00만 프랜차이즈 종사자를 노린 ‘포퓰리즘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전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개정안 통과 시 점주 단체가 난립하면서 본사에 협의 요청권을 남발할 가능성이 있다. 본사가 단체교섭에만 매달리게 되면 본업에 소홀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점주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개정안은 최근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된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사업법이 22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논쟁의 불씨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새 국회에서는 원점부터 새롭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시간을 두고 다방면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필수다. 특히 본부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나 다름없는 현 개정안은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 애초에 가맹사업법 취지가 본부와 점주 갈등을 막고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2호 (2024.06.05~2024.06.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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