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간부 사칭해 판공비 명목으로 수십억 받아낸 60대 "형량 늘어"

"요양병원 납품업체 맡게 해준다" 속여
대전고법, 1심 징역 6년 파기…7년 선고

자신을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의료법인 이사장이라고 소개한 뒤 설립 예정인 요양병원의 납품업체를 맡기겠다며 판공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60대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8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63)에게 원심 징역 6년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약 22억3700만원을 판공비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을 JMS 의료법인 이사장이라고 소개한 데 이어 "800병상 규모의 국내 최대 요양병원을 설립할 예정인데 판공비를 빌려주면 간접납품업체를 맡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거짓말로 돈을 받아냈다. 그는 가짜 사업 계획서와 사업 경과보고서 등을 보여주면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범행은 해당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것을 의심한 B씨가 대전시청에 문의한 결과, 요양병원 인허가와 관련해 접수된 사업이 없다는 답을 들어 발각됐다. 또 A씨는 JMS 의료법인 이사장도 아니고 JMS 측이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한 적도 없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앞서 A씨는 2008~2016년에도 피해자 7명에게 JMS 장로를 사칭한 6억 원대 사기 범행을 저질러 3년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6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는 2020년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에도 8개월 만에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피해금이 일부 변제된 사실이 있으나 피해자가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본 점, 피고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유리한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은 너무 가벼워 보인다"며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만을 받아들여 오히려 형량을 높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