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도요물떼새 연구하는 이유... '이것' 때문입니다
[주용기 기자]
한국의 갯벌은 수많은 조류를 포함한 전북대학교 무형문화정보연구소 객원연구원에게 중요한 서식지다. 특히 한국의 갯벌을 서식지로 이용하는 도요물떼새들은 여름철과 겨울철에도 관찰할 수 있지만 봄철과 가을철에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도요물떼새들이 더 많다.
이같은 도요물떼새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가는지, 어디에서 한국의 갯벌로 이동해 왔다가 어디로 이동해 가는지, 그리고 같은 개체가 매년 한국 갯벌에 도래하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도요물떼새 다리에 링 부착한 이유
그래서 도요물떼새들의 이동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조사자들이 다리에 유색가락지와 링을 부착하거나 글씨가 새겨진 유색가락지를 부착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도요물떼새 대부분은 뉴질랜드, 호주, 동남아시아에서 월동기(비번식기)를 지내고 러시아와 중국 동북부, 미국 알레스카를 번식지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지오로케이터(Geolocater)나 위치추적기(Transmitter)를 부착해 이동 연구를 하고 있다.
2012년 봄철부터 2024년 봄철까지 13년 동안 금강하구의 갯벌(서천갯벌과 군산갯벌)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갯벌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도요물떼새를 조사한 결과, 여러 개체가 매년 금강하구의 갯벌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갯벌을 중간기착지로서 반복적으로 찾아와 서식지로 이용하는 도요물떼새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또한 어떤 해는 금강하구의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했다가, 다른 해에는 다른 지역의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도요물떼새도 관찰하기도 했다.
특히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큰뒷부리도요가 매년 반복적으로 금강하구의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것을 관찰하기도 했다.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뉴질랜드의 '푸코로코로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터'가 보내준 이동경로를 확인해 보면 갯벌이 드러나는 썰물 때는 금강하구의 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진 만조 때는 새만금갯벌과 준설토 투기장(금란도), 그리고 내륙 지역으로 잠시 이동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1년 7월 26일, 세계유산위원회는 금강하구의 서천갯벌과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 벌교갯벌 및 순천만갯벌 등 4개 지역의 '한국 갯벌'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하였다. 세계유산 등재 이유는 4개 지역의 갯벌에 수많은 조류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갯벌 전체, 세계유산 등재 어떨까
특히 한국의 갯벌에는 수많은 조류 중에 여러 종류의 도요물떼새들도 서식하는데 그중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즉 심각한 위급종(CR)인 넓적부리도요 1종, 위기종(EN)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붉은어깨도요, 청다리도요사촌 등 3종, 준위협종(NT)인 검은머리물떼새, 마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붉은가슴도요, 붉은갯도요, 좀도요, 노랑발도요, 댕기물떼새 등 9종이 서식하고 있다. 한편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도요물떼새는 넓적부리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등 6종이다.
이러한 도요물떼새들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4개 지역의 갯벌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지역의 갯벌을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이 계속 한국의 갯벌을 서식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4개 지역의 갯벌뿐 아니라 앞으로 한국의 갯벌 전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도록 해서 국제수준에 맞는 체계적인 보전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결국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한국의 갯벌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면서 먹이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만조 때 휴식지로 이용하는 지역과, 그리고 휴식지와 먹이터를 왕래할 때 이용하는 이동경로상에 인위적인 시설이나 건물을 건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금강하구의 갯벌(서천갯벌과 군산갯벌)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들이 잘 서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먹이터로 이용하는 이 지역의 갯벌을 잘 보전해야 하고, 일부 지역이라도 갯벌로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만조 때 휴식지로 이용하는 준설토 투기장(금란도)과 새만금갯벌을 잘 보전해야 한다.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에 건축물 단지 건설과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 신공항 건설과 공단 건설, 수상태양광 단지 건설을 계획한 대로 추진한다면 도요물떼새들이 생존하는데 치명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같은 개발계획을 철회하고, 오히려 준설토 투기장(금란도)과 아직 남아있는 새만금갯벌을 세계유산으로 추가 등재하여 보전과 관리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만조 때 새들이 유부도와 대죽도에 위치한 폐염전 부지를 휴식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폐염전 부지내의 바닷물 수위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한편 금강하구의 갯벌은 모래가 많은 모래펄갯벌이었던 것이 점점 뻘이 많은 펄갯벌로 바뀌고 있고, 갯벌 표면에 쌓이거나 바다로 유입되는 유기물이나 염양염류가 적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연안에 도로나 제방 등 인위적인 시설이 건설된 것도 한 원인이지만, 금강하굿둑이 건설도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금강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유기물과 퇴적물이 바다와 갯벌로 어느 정도라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금강하구의 갯벌과 바다가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에 좋다. 따라서 금강하굿둑을 일부라도 개방하여 금강하굿둑 내외측의 일부 구역이나마 해수유통이 이루어지도록 시행할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의 갯벌과 해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갯벌 복원 또는 역간척과 함께 방조제의 수문이나 하굿둑의 수문 개방을 일부라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강과 하천의 하구에서 계절에 따른 강수량의 변화에 맞게 강물의 유량 변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유황 복원이 어느 정도라도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또한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이동하는 경로 구간에 위치한 육상과 해상에 풍력발전 단지가 건설되고 있어서 도요물떼새들의 이동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육상과 해상에 계획하고 있는 무분별한 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한편 큰뒷부리도요가 관찰된 새만금갯벌과 제주도 성산갯벌은 각각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지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에 위치한 곳이다. 만약 계획대로 공항이 건설된다면 비행기와의 충돌로 인해 큰뒷부리도요의 생존과 비행기의 안전운항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기후변화를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항 건설이 추진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새만금 방조제 내외측으로 해수유통을 확대해 새만금갯벌을 되살리기를 바란다.
큰뒷부리도요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국제멸종위기종, 한국의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조류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2021년 7월 26일, 큰뒷부리도요를 포함한 국제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한국의 갯벌(서천갯벌과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만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리고 무안갯벌은 2025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새만금갯벌과 제주도 성산갯벌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해야 할 것이고, 주변 지역에서 추진하려는 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국제적인 수준에 맞게 잘 보전하고 관리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한국의 갯벌에 도래하는 모든 조류의 종과 개체수 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함께, 가락지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도요물떼새에 대한 이동 연구를 통해 도요물떼새의 종 보전과 먹이터인 갯벌, 휴식지, 번식지 등 서식지, 그리고 이동경로를 보다 더 잘 보전하고 관리하는데 활용하기를 바란다. 갯벌이 보전되면 도요물떼새와 다른 조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결국 갯벌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생업활동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연구자와 사진작가, 탐조객들이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많은 새들에게 위협하지 않고 새들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를 선정해서 밀폐형 탐조대를 설치해 주기를 바란다. 지역주민들이 갯벌 보전의 주체가 되고, 갯벌 보전을 통한 경제적 혜택이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생태관광, 지속가능한 관광과 같은 현명한 이용 방안을 보다 엄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진행하기를 바란다. 더욱이 연안쓰레기와 사용하지 않는 폐선은 방치하지 말고 재빨리 수거하거나 제거하기를 바란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결국 생물다양성 증진과 기후변화 저감 또는 탄소중립 실현, 인류의 문화다양성 증진, 지속가능한 지역 활성화 기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더 나아가 새들이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모든 서식지를 관할하는 국가 또는 지자체, 그리고 시민간의 국내 또는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생물종의 보전과 서식지의 현명한 활용이 확대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전북대학교 무형문화정보연구소 객원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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