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넣었는데 부끄럽다" 노년층 사기 범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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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범죄가 크게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 건수는 지난 2021년 3만 6367건에서 2022년 4만 6046건으로 약 1.3배 늘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범죄 취약성이 큰 노인 대상 사기는 사회적 살인과 같다"며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없고 예방 교육 등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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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절벽 상태서 사기 피해…파산 신청도 ↑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범죄가 크게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 건수는 지난 2021년 3만 6367건에서 2022년 4만 6046건으로 약 1.3배 늘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모 씨(74)는 지난해 6월 사회복지관에서 알게 된 이웃 박모 씨(65)로부터 "인천 서구에 있는 한 회사에 투자하면 한 달 안에 2배로 불려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 재산인 7030만원과 대출금 6000만원을 합친 1억3030만원을 투자했다. 공사장에서 궂은일을 하며 평생 모은 돈이었다.
그러나 투자한 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고, 불법 다단계 업체 아도인터내셔널의 피해자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3~4년 동안 친하게 붙어 다녔던 사람의 말이어서 믿었다"며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더는 살아갈 의욕이 없어 여러 번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대출이자 월 40만원을 갚지 못해 살고 있던 빌라 반지하 방을 세주고 나와 비닐하우스에서 1년째 살고 있다. 자식에게 부끄럽고 미안해 사기당한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디지털 약자인 노인들을 노리는 사이버 사기 범죄도 크게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사기 피해자 중 60대 이상은 2019년 대비 4배 늘어 지난해 1만1435명에 달했다. 사실상 소득절벽 상태인 노인이 사기 피해를 보고 파산하는 경우도 급증했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개인 파산 신청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47.5%로 가장 많고, 이 중 주식·코인 등 투자 실패로 파산한 비율은 최근 3년 새 4.5배 늘었다.
서울에 사는 윤모 씨(76)도 지난해 3월 친한 친구가 소개해준 지인으로부터 "155만원만 투자하면 한 달에 20~25만원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생 열심히 일했더니 하늘이 선물을 줬다'고 여겼다. 윤 씨는 지인에게 노후자금 4000만원을 건넸지만 이자는커녕 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사기당한 노인들은 대부분 속은 자신을 원망한다. 윤 씨는 "성격이 헐렁해서 문제였다"며 "사람을 잘못 보고 당했다"고 자책했다. 15년 차 요양보호사로 무릎이 아파 쉬고 있던 윤 씨는 남편 병원비를 벌기 위해 다시 일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범죄 취약성이 큰 노인 대상 사기는 사회적 살인과 같다"며 "양형기준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없고 예방 교육 등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돈을 투자하기 전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 등 최소 3명에게 물어보고 행동에 옮기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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