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직인데…캐나다 먼저 금리 내린 이유는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 뒤로 밀려
미국은 경기 여전히 좋은데 캐나다는 경기둔화 시작
세계 주요국 중 캐나다가 가장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금리 인하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캐나다와 경제·사회적으로 밀접한 관계인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이 뒤로 밀리는 가운데 캐나다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양국의 경제 상황 차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미국과 캐나다 경제 차별화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는 지리적 인접성, 긴밀한 무역관계, 유사한 사회문화 구조 등 사회·경제적으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왔으나 최근 미국 경제는 견조한 반면 캐나다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국은 대체로 유사한 경제흐름을 보이다가 작년 2분기 이후 미국은 예상 밖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팬데믹 이전 추세를 회복한 반면 캐나다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3%)을 하회하며 둔화하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도 미국이 3%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캐나다는 하락세를 보이며 3%를 하회하자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5일 G7(주요 7개국) 중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가계부채 구조, 재정정책 활용, 이민·산업구조 차이 등이 양국 경제 차별화 요인
한은 뉴욕사무소는 미국과 캐나다 경제 차별의 주요 요인으로 가계부채 구조 차이, 재정정책 활용 차이, 이민정책 효과 차이, 산업구조 차이 등을 들었다.
먼저 가계부채 구조 차이를 보면 미국의 모기지대출(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만기가 장기이고 고정금리인 반면 캐나다는 만기가 3~5년에 불과해 금리상승기에는 미국에 비해 가계의 대출 갱신 및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한다.
작년말 가계소득대비 이자비용(원금상환분 포함) 비율(DSR)은 미국이 팬데믹 이전과 유사한 7%대 후반에서 정체된 반면 캐나다의 경우 2022년 초부터 상승세가 지속되며 팬데믹 이전 대비 거의 2배인 14.4%에 도달했다.
캐나다 가계의 모기지대출 이자비용 부담 증가는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킴에 따라 소비지출이 미국에 비해 급격히 둔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양국의 재정정책 활용도 차이가 있다. 팬데믹 기간중 미국은 주요국 중 재정정책을 가장 적극 활용했으며 이는 추세를 이탈한 성장률이 정상궤도로 빠르게 회복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캐나다도 팬데믹 기간 중 재정지출을 확대했으나 미국에는 미치지 못함에 따라 성장회복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민정책 효과도 차이가 있었다. 최근 캐나다는 미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으면서도 인구대비 이민자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실업률이 상승하고 이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등 이민의 부정적인 효과가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이민정책은 미국에 비해 중장기적 시각에서 경제 정착에 초점을 두고 숙련노동자 배출을 위한 인큐베이팅 기간이 필요함에 따라 즉각적인 경제진작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구조 역시 양국의 경제 차별화 요인이다. 캐나다는 인구 부족으로 내수시장이 작은 반면 원자재를 중심으로 GDP(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및 무역개방도는 높아 글로벌 경기둔화시 미국보다 타격을 더 크게 받는다.
한국 경제 캐나다와 유사, 정책 만들 때 활용해야
한은은 미국과 캐나다 양국간 경제 차별화 현상 및 요인은 우리나라 경제 및 정책에도 일정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금융시장, 가계부채 구조가 유사한 우리나라도 가계가 통화정책 변화(단기금리 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특히 금리상승기에는 주택가격 하락, 소득 감소 등의 리스크에 보다 취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우리나라도 출산율 하락 등 인구문제 대응을 위한 대안의 하나로 향후 이민확대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양국의 이민정책이 경제 및 사회에 미친 영향, 정책의 차이점 등을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산업구조가 미국과 같이 외국인의 자발적 이주를 유도하기에는 부족하고, 언어(한국어) 및 문화(단일민족) 등의 포용성도 낮기에 이민자의 사회 및 경제 정착을 위한 인큐베이팅 기간을 두는 캐나다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