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0일 집단휴진할 듯…"최대 규모의 단체행동 될 것" 강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9일 총파업을 선언할 예정인 가운데, 오는 20일을 집단휴진 시작일로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은 오는 20일을 전국 의사들의 집단 휴진 디데이로 정하고, 오는 9일 휴업 찬반을 묻는 투표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20일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집단휴진일로 잡은 17일과 같은 주다. 의협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의대 비대위의 집단 휴진 결의를 환영하면서 “이에 맞춰 전국 의사들이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9일 의협회관에서 열리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 전까지는 투표 결과를 공표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일찌감치 집단행동 개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걸로 미뤄 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날 보도자료에서는 “대표자대회는 의료계 투쟁역사에서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한뜻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결행하는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전날 자정까지 진행된 의협의 휴진 찬반 투표에는 투표 인원 12만9200명 중 7만800명이 참여해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의협은 2014년과 2020년 집단행동에 대한 투표보다 투표율이 높다면서 “의료농단 저지에 대한 강한 의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들에 이어 의협의 파업 돌입이 가시화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의협이 개원의 중심 단체이기는 하지만, 이번 집단행동에는 의대 교수 단체도 참여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 20개 의대 소속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전날 의협의 투표 결과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의협이 휴진에 돌입한다고 해도 실제로 동네 병원이 문을 닫는 일은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지난 2020년 집단행동 당시 개원의들의 참여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었다.
의대 증원이 이미 확정된 데다, 정부가 최근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중단하고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도록 유화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난달 28~29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대답은 12%뿐이었다. 응답자의 85.6%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진료 거부, 집단 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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