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식당이 세계 44위?…월드50 베스트 레스토랑 무대 선 ‘이 셰프’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6. 8. 11: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민구 셰프. (밍글스 제공)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서 한국 소재 한식당이 처음으로 5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 강민구 셰프가 이끄는 서울 소재 밍글스가 이번 발표에서 44위에 올랐다. 영국 윌리엄 리드 비즈니스 미디어가 주최하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2002년부터 매년 세계 최고 식당 50곳을 선정해 발표해 오면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4월 서울시에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산하 아시아 식당 대상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을 유치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정도다.

물론 밍글스가 한식당 중에서 첫 선정은 아니다. 뉴욕 소재 한식당 ‘아토믹스’가 지난해 8위, 올해 6위로 굳건히 한식당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밍글스는 한국(서울)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서 이번에 그 위상을 드높였다고 볼 수 있다. 마침 라이스베이거스 현지에 있는 강민구 셰프와 연결이 돼 인터뷰를 해봤다.

이번에 세계 44위에 이름을 올린 밍글스. (밍글스 제공)
Q. 우선 소감부터 알려달라.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가 시작된 건 2002년이다. 당시 대학 다니고 있던 때였는데 매년 발표되는 레스토랑들을 보면서 저런 곳에서 일해봤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세계적인 요리사가 돼야겠다는 꿈도 그때 꿨다. 그런데 22년 만에 이 자리에 직접 서게 되니 감격스럽다.

Q. 어릴 때 꿈은 무엇?

초등학생 때부터 요리사였다. 새로운 걸 만드는 걸 좋아했는데 손재주가 있다는 소리는 종종 들었다. 그런데 그림, 조각, 공예 이런 쪽은 아니었다. 주방에 관심이 많았고 먹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날 음식을 보기만 했는데 집에 있는 재료로 뚝딱 해보니 주변 사람들이 맛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예 학생때부터 진로를 요리로 정하고 매진했다.

Q. 파인다이닝 분야가 많을 텐데 한식에 방점을 둔 이유는?

요리 공부할 때부터 한식을 세계화해보고 싶었다. 우리나라 음식이 너무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순위 발표도 자극이 많이 됐다. 파인다이닝 하면 유럽을 떠올리는데 실제로 세계 선두권 레스토랑은 자국 음식을 세계화하는 곳이 점차 각광받았다. 지난해 1위를 한 페루의 ‘센트럴’이나 올해 1위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디스푸르타르’가 그랬다. 그래서 더욱 한식에 집중했다.

Q. 여타 파인다이닝과 차별점이 있다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식자재를 연구하고 장,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러 다녔다. 정관스님 절에 가면 밍글스 전용 옹기가 있을 정도다.(웃음) 이처럼 밍글스 팀이 경험하고 전통한식을 존중하면서 변주해나가려 해왔다. 그 결과물이 올해 3월 발간한 영문서적 ‘장(Jang)’이다. 여기에선 장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단순히 찌개, 양념을 어떻게 쓴다는 게 아니라 디저트, 서양식 생선요리에도 넣어 오묘하고 새로운 맛을 선사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이처럼 경험에서 길어낸 다양한 한식을 선보이려 했다.

스노크랩을 활용한 한식 스타일 리조토. (밍글스 제공)
Q. 한식이라고 하지만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시각도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한식이란?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봐야 한다. 한국인이 아니라 세계인이 즐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K컬처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먹고, 맛보고 식문화를 체험해봐야 하는데 그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물론 한식을 억지로 끼워맞추려 하거나 전통한식을 부정한다는 말이 아니다. 전통은 존중하면서도 현재 살아가는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한식이라 부르고 싶다. 실제 홍콩에서도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선 오히려 더욱 전통한식에 가깝게 메뉴를 내고 있다.

Q. 홍콩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직진출은 홍콩에 ‘한식구’란 식당을 내면서 하게 됐다. ‘한식구’는 진짜 팀이 똘똘 뭉쳐 한식을 알린다는 뜻 외에도 ‘한식 by 민구’ 즉 강민구가 하는 한식이란 뜻을 동시에 담았다. 그밖에 이번에 한국 효도치킨을 변주해 프랑스 파리에 색다른 한식당 ‘SETOPA(’서울 투(to) 파리‘란 뜻)’를 최근 열었다. 한식당 ‘주옥’으로 유명한 신창호 셰프와 현지 사업가 린다 리가 함께 힘을 합쳤다. 유럽인에게도 대중적인 한식을 선보이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한식을 바탕으로 민간외교를 한다는 신념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겠다. 더불어 대중 한식에도 도전하고 싶다. 파인다이닝은 아무리 부자라도 1년에 몇 번 먹지 않는다. 캐주얼 레스토랑에서 한달에 두세번 씩 먹게 하면서 세계인의 삶에 스며들게 하고 싶다. 더불어 ‘밍글스’에도 더욱 신경 써 기대에 부응하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상식에 참석한 강 셰프. (밍글스 제공)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