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관광지" VS "난개발"…'전북 랜드마크' 모악산에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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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최초 공공 캠핑장 조성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모악산(해발 795m)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김제시·완주군 등 3개 지역에 걸쳐 있다. 수려한 경관과 더불어 도립미술관·금산사 등 문화·역사 자원이 풍부해 1년 내내 등산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북 랜드마크'다. 전주시가 최근 모악산을 대규모 캠핑장과 놀이시설을 갖춘 '힐링(치유)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하자 환경단체가 "자연 녹지를 훼손하고 난개발을 부추긴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8일 전주시에 따르면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4일 전주시 중인동 모악산에서 "모악산을 생태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7년까지 국비 등 618억원을 들여 모악산도립공원 인접 부지에 캠핑존(3만300㎡)·감성존(1만6700㎡)·놀고랜드존(3만3400㎡) 등 3개 핵심 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모악산을 둘러싼 3개 시·군 중 전주 쪽만 관광·기반 시설이 부족해 등산로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이에 최신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 전주 최초 공공 캠핑장이자 산림 휴식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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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환경운동연합 "녹지 보전이 우선"
공공 캠핑장엔 자연에서 숙박할 수 있는 트리하우스(나무를 활용한 집)와 글램핑·오토캠핑장 등이 들어선다. 감성존엔 도계 소류지(늪지대)를 활용한 수변 데크길과 달섬 등을 조성한다. 놀고랜드존엔 실내·야외 놀이터와 미로 정원, 목공예 조형물,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 광장, 요정 마을, 풍차, 폭포 등을 만든다. 진입 도로와 등산로·공영주차장 등 기반 시설도 함께 확충·정비한다. 전주시는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시설을 결정한 뒤 내년부터 설계와 토지 보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전주·완주·김제 생태 녹지 축인 모악산은 담비와 같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 서식지이자 내장산 국립공원보다 더 많은 943종 식물이 분포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며 "개발보다 녹지 보전과 생태 복원이 정책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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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난개발? 시민 편익 시설 확충"
대규모 캠핑·놀이 시설을 조성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도로를 확장하고 우회 도로까지 개설하는 건 모악산 일대 난개발을 가속한다는 게 환경단체 생각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난개발이 아니라 시민 편익 시설 확충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임상훈 전주시 공보담당관은 "사업 지역은 모악산도립공원 외 지역으로 90% 이상이 과수원과 밭·휴경지 등 농지"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계획을 세울 때 등산객과 모악산 관광지 이용객 수요 예측에 대한 교통성 검토를 병행하고, 우회 도로는 주민 의견을 모아 최단 거리로 만들겠다"고 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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