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출신 키움 원성준, 2경기 만에 역전 홈런 폭발
[양형석 기자]
최하위 키움이 안방에서 삼성을 상대로 짜릿한 재역전 승리를 연출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7-5로 승리했다. 삼성을 3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연패에서 탈출한 키움은 이날 LG 트윈스에게 7-8로 패하며 4연패와 함께 9위로 떨어진 kt 위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이며 3일 만에 4할 승률을 회복했다(24승36패).
키움은 선발 조영건이 5이닝 동안 10피안타5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3번째 투수 오석주가 1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챙겼고 '초보 마무리' 주승우도 시즌 7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송성문이 4안타, 이용규와 김건희가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작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조차 받지 못한 선수가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7회 역전 결승 3점홈런을 작렬한 jtbc 야구예능 <최강야구> 출신의 원성준이 그 주인공이다.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의 쏠쏠한 활약
<최강야구>는 은퇴 선수들이 고교,대학,독립리그 등 아마추어 팀들과 리그 형식으로 대결을 벌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야구예능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야구팬들이 KBO리그가 없는 월요일에 <최강야구>를 통해 허전함을 달래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작년까지 최강 몬스터즈 소속으로 활약했던 아마추어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해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어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현재까지 <최강야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역시 한화 이글스의 내야수 황영묵이다. 중훈고 졸업 당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중앙대에 진학했던 황영묵은 대학을 중퇴하고 독립야구단 성남 블루팬더스에 입단했다.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을 거쳐 연천 미라클로 자리를 옮긴 황영묵은 작년 최강 몬스터즈에 합류해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활약하다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3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시즌 초반만 해도 문현빈,하주석에 밀려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던 황영묵은 하주석의 부상을 틈타 유격수로 출전하면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하주석이 부상에서 돌아온 현재도 문현빈을 제치고 한화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황영묵은 올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315 41안타1홈런17타점22득점2도루를 기록하며 한화 팬들로부터 LA다저스의 강타자 무키 베츠의 이름을 딴 '묵이 베츠'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키움의 내야수 고영우 역시 성균관대 4학년 시절 최강 몬스터즈에서 활약한 바 있다. 작년 최강 몬스터즈 트라이아웃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고영우는 성균관대 소속으로 몬스터즈와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몬스터즈의 '일일 알바'로 합류했다. 그렇게 <최강야구>의 반고정으로 얼굴을 비추던 고영우는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키움에 지명되면서 프로무대를 밟았다.
고영우는 경남고 시절 주말리그 후반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고 성균관대 진학 후에도 대학야구 U-리그 타격상과 타점상을 수상할 정도로 타격능력이 좋은 선수였다. 고영우는 올 시즌 키움에서도 39경기에 출전해 타율 .313 13타점10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신의 주포지션인 3루는 물론이고 유격수와 2루수까지 소화하고 있어 키움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 외야수 변신한 원성준
2024년 신인 드래프트가 시행됐던 작년 9월14일 <최강야구> 제작진은 신인 드래프트 행사장과 각 학교 숙소를 찾아 KBO리그에 도전한 최강 몬스터즈 선수들의 표정을 스케치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에서 송원대 좌완 정현수, 한화에서 연천 미라클 내야수 황영묵, 키움에서 성균관대 내야수 고영우를 지명하는 동안 이 선수는 끝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최강 몬스터즈와 성균관대의 내야수 원성준이었다.
작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최강 몬스터즈에 합류한 원성준은 황영묵이 독립리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유격수로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원성준은 드래프트 미지명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마주했지만 신인 드래프트 이틀 후 키움으로부터 육성선수 입단제의를 받았다. 그렇게 원성준은 성균관대와 최강 몬스터즈에서 함께 뛰었던 고영우와 키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프로 입단 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던 원성준은 5월부터 내야수가 아닌 중견수로 출전하기 시작했다.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원성준은 퓨처스리그 26경기에서 타율 .317 3홈런12타점12득점4도루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지난 6일 정식선수로 전환되자마자 1군에 콜업됐다. 하지만 원성준은 프로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고도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저지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6일 경기의 치명적인 실책에도 원성준은 7일 삼성전에서 이틀 연속 중견수로 선발출전했고 맹활약을 통해 전날의 실수를 만회했다. 6회말 2루타를 쳐낸 후 최주환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프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한 원성준은 4-5로 뒤지던 7회 2사 1,2루에서 삼성의 3번째 투수 김태훈의 5구째를 잡아당겨 우측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홈런을 작렬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홈런이자 원성준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원성준은 프로 데뷔 후 단 2경기에 출전했을 뿐이지만 8타수4안타(타율 .500) 1홈런4타점2득점으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물론 외야수로 전향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수비에서는 아직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키움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내야에서 외야로 성공적으로 변신시켰던 구단이다. <최강야구> 출신 원성준 역시 '외야수 변신 성공사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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