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에 유리 박살…보상은?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2024. 6.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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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제한' 시민안전보험으로는 한계
자동차 파손의 경우 자차로 보상
비행기 이륙 지연시 해외여행자보험 활용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주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는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요상한 흰 풍선'이었습니다. 바로 북한에서 띄운 일명 오물풍선입니다. 북한이 지난 1일부터 남쪽으로 날리기 시작한 오물풍선은 약 720개로, 풍선 안에는 담배꽁초와 폐지 등 오물과 쓰레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규모 역시 상당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오물풍선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보상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 주차된 차량에 날아든 오물풍선

북한이 남쪽으로 띄운 오물풍선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과 충북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실제 지난 2일에는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 다시 부양.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오물 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마시고 군부대(1338)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가 시민들에게 발송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풍선으로 인한 실제 일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22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북한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오물풍선이 떨어졌습니다. 풍선은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졌고, 차량의 앞유리창은 박살났습니다. 오물풍선에는 담배꽁초와 폐지, 비닐 등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물풍선은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에도 떨어지면서, 주말 동안 세 차례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1활주로와 제2활주로 사이 상공에서 오물풍선이 두 차례 확인됐고, 오전 6시와 7시 사이 출발과 도착편 운항이 일시 중단됐습니다. 전날에는 오후 10시에서 11시 사이 제3활주로와 제4활주로 사이에 떨어진 오물풍선을 수거하느라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 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 개인 실손이나 자차 담보로 보상

타인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오물풍선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북한을 상대로 배상책임을 물어야 맞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각 지자체가 재난피해를 입는 시민들을 위해 가입 중인 '시민안전보험'입니다. 시민안전보험은 재난이나 사고로 인한 시민, 또는 도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가입한 보험으로, 별도의 보험료를 내지 않고 시민들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입니다.

문제는 이 보험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정한 사회 재난을 보상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오물풍선은 사회 재난에 포함돼 있지 않아 보상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동차나 건물 등 대물 피해는 보장 범위에서 빠져 있어 위와 같은 자동차 파손 사례는 보상이 어렵습니다.

결국 현재로선 오물풍선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개인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이나 상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자동차 파손과 같은 경우 개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 자차(자기차량손해) 담보로 보상이 가능한데, 문제는 개인 보험으로 처리할 경우 자기부담금이 필요하고, 보험료 할증이 뒤따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번 피해에 대해서는 본인 부담이 불가피합니다.

◆ 비행기 연착륙은 해외여행자보험으로 보상

오물풍선으로 인해 비행기가 연착됐다면 그 피해는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이 경우에도 개인이 가입한 해외여행자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현재 일부 보험사는 해외여행자보험 상품 안에서 비행기가 지연됐을 때 보상하는 '항공기 지연손해' 특약을 판매 중입니다. 해당 특약에 가입된 경우 오물풍선으로 인해 비행기 이륙 시간이 2시간 이상 지연됐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지연기간 내 식비나 숙박비 등을 영수증 첨부해 실비로 지급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탑승게이트가 닫힌 후 이미 비행기에 탑승한 뒤 활주로에서 지연된 경우는 보상이 어렵다는 게 보험사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인 '오물풍선 사태'로 개인 보험이나 개인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죠.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인한 피해보상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만큼 피해보상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북한의 공격을 전쟁으로 볼 것인지, 천재지변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피해보상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등으로 피해가 생길 경우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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