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말라가는 스타트업? AI 투자는 345% 폭증, 정점 찍었나 [팩플]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다수 스타트업이 여전히 투자 ‘혹한기’를 버티고 있는 가운데, 주요 AI 스타트업들은 최근 잇따라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
무슨일이야
국내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25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AI 검색 기능을 바탕으로 채팅과 스튜디오, 각종 툴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고도화 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투자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 ‘BRV캐피털매니지먼트’를 비롯해 기존 투자자인 캡스톤파트너스와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5일 AI 영상 언어 생성 모델 등을 만드는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도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투자 자회사 엔랩스 등으로부터 5000만달러(약 68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과 KT 등으로부터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이게 왜 중요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 환경은 얼어붙었지만, AI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AI 분야 스타트업·벤처기업의 투자 규모는 91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5% 증가했다. 1분기 전체 신규 벤처 투자액(1조8800억원)도 전년 동기(1조7800억원)대비 6% 늘었지만 2021년 1분기(2조4700억원), 2022년 1분기(3조9200억원)와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로 대다수 스타트업은 여전히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영자총협회가 지난 6일 발표한 ‘스타트업 규제 및 경영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300개 과학·정보통신·지식기술 분야 스타트업 중 ‘1년 내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5.4%에 달했다. 경영상 큰 애로사항으로 ‘투자 재원 축소·자금 조달 및 관리의 어려움’을 꼽은 비율도 71.3%였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코로나19 당시 자금이 많이 풀렸을 때는 투자 받기가 비교적 수월했던 탓에, 최근 일선 스타트업이 느끼는 투자 유치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라며 “일부 유망한 분야에 투자금이 몰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VC도 AI 기술과 연관된 스타트업에 무게를 두고 살펴보는 분위기다.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VC 입장에서는 AI 기술 분야를 빼놓고 (투자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언어모델(LLM) 같은 큰 투자가 필요한 영역보다, 실제 AI 기술을 활용·도입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을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걸 알아야 해
해외에선 AI 관련 기업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IT 산업 전문가인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NYU)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24일 자신이 발행하는 뉴스레터에서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는 내용의 논문을 인용하며 ‘AI 거품론’을 주장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1210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387달러)의 3배 수준이다. 갤러웨이 교수는 “현재 엔비디아의 가격은 이 회사가 AI 산업과 비슷한 규모의 또 다른 시장을 발견한 뒤, 현재 (AI 반도체 분야의)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장악력을 갖고 있어야 이해 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AI 분야 투자 금액도 최고점을 찍고 점점 줄고 있는 추세.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연구소(HAI)가 지난 4월 발간한 연례 보고서(AI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AI 관련 글로벌 투자 규모는 1892억달러(약 258조9600억원)를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이던 2021년(3374억달러)과 2022년(2350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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