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영상으로 도쿄서 만난 예술…'세계의 저편' 전시회
일본 도쿄에서 시각 미술 분야의 한국 유망작가 4명이 참여하는 전시회가 오는 8월 1일까지 개최된다. 주일한국문화원은 서울시립미술관과 함께 2개월에 걸쳐 한국문화원 갤러리에서 미디어 아트 전시회인 ‘세계의 저편’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문화제(2024년) 사업 일환으로 개최되는 것으로 도쿄에 이어 홍콩, 오사카를 순회하면서 열린다.
“사진과 영상, 소리로 느끼세요”
전시회에서 가장 먼저 조우하게 될 작품은 유비호 작가의 ‘예언가의 말(2018년)’이다. 유 작가가 베를린에 머물 당시 발표한 영상 설치 작업으로 옆으로 고개를 뉘인 남성이 시어를 읊조린다. 분단으로 가족과 이별을 하게 된 실향민, 그리고 지난 2015년 튀르키예 남부 해안가에서 익사한 상태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이에 대한 기사를 접한 것을 계기로 작품이 만들어졌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인 ‘보이지 않는 도시(2006년)’도 눈길을 끈다. 7분 25초 분량의 이 미디어아트는 작가가 직접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과자 조각들을 바닥에 놓으면서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 도시’란 영문 글자를 작가가 과자로 바닥에 새기자, 공원에 있던 비둘기 떼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몰려와 과자를 먹어치우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유 작가는 “시각 미술이라는 것은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며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찾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느끼고 해석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2065년을 배경으로 ‘불법 시간 여행자’의 대화를 담은 송세진 작가의 영상작품 '워크(work·2023년)', 인간의 시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공간’과 ‘우주’에 대한 사유를 담은 기슬기 작가의 ‘빛은 인쇄되지 않는다_안드로메다 은하’(2022년)도 전시됐다. 폐가의 모습을 3차원(3D) 스캔으로 복원한 화면과 나란히 보여주는 ‘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2022년)’는 현실과 디지털이라는 공간 속에서 소멸하는 세계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양옥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교육과장은 “미디어 아트 중심의 순회전으로 도쿄, 홍콩 등 다른 도시를 돌면서 각기 다른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도록 전시에 고민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공형식 주일한국문화원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우수 작가들이 일본에서 활동 발판이 되고, 한일 작가 간 교류도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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