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월 초순 러 석유 여러 차례 실어 날라"

김상도 2024. 6. 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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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조선이 러시아에서 석유를 공급받아 자국으로 수송한 정황이 드러났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사용할 탄약 등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는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석유 정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4척은 지난 4월 초순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항에 입항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수입이 제한되는 휘발유 등 석유 정제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어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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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 두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보스토치니 항구와는 다른 내륙 지역이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에서 석유를 공급받아 자국으로 수송한 정황이 드러났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사용할 탄약 등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는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석유 정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북한 유조선 4척은 지난 4월 초순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항에 입항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수입이 제한되는 휘발유 등 석유 정제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어 날랐다. 요미우리는 4월 1·3·7·10일 위성사진을 직접 분석해 보니 북한 유조선의 특징과 일치하는 선박 4척이 석유탱크로 보이는 구조물이 늘어선 보스토치니항에 정박하거나 항만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과 함께 지난 4월 촬영된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의 위성 사진을 유엔 국제해사기구(IMO) 등이 공개한 선박의 외형과 비교 등을 통해 분석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기구다.

4월 1일 사진에 포착된 유조선은 '유선호'로 보이는 선박인데, 과거 해상에서 석유제품을 불법 환적한 혐의로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에 올랐다. 3·7·10일 촬영된 선박은 각각 '운흥호', '백양산 1호', '월봉산호'로 추정된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4척에 대해 대북 석유 정제품 공급을 제한한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가 있다고 거듭 지적해 왔다.

북한 유조선들이 석유 정제품 수송을 은폐하려는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선박위치정보 제공사이트 '마린트래픽'에서 4척의 항적을 확인했는데, 모두 보스토치니항 기항 전후에 선박 위치·속도를 외부로 알리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신호가 끊겼다. 이는 항적을 지워 석유 제품 수송을 은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유선호는 지난 3월 초 서해에서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까지 이동했지만, 같은 달 9일을 끝으로 AIS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4월 1일 보스토치니항에 이동한 것이 확인됐고, 같은 달 12일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 앞바다에서 다시 신호를 보냈다.

2017년 유엔 안보리 결의로 북한의 석유 정제품 수입량은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된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대북 석유 정제품 공급이 3월 한 달 동안만 16만 5000배럴을 넘었다"며 "이미 연간 상한선을 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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