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후배들, 대학 선배들 깼다... 올스타전 '완승'
[박장식 기자]
▲ 제2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고교 올스타의 12-2 승리로 종료된 이후, 고교 올스타와 대학 올스타 선수들이 한 데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 박장식 |
고교야구와 대학야구의 유망주 선수들이 펼치는 두 번째 열전이 고교 후배들의 승리, 그것도 열 점 차이의 완승으로 끝났다.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올해로 두 번째 대회를 맞이한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열렸다.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터들이 모여 전국 고교에서 24명, 역시 대학에서 24명을 선발한 이번 대회는 첫 번째 대회 때는 연장전 끝 동점 무승부로 끝난 경기가 드디어 승부를 가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결과는 빠르게 고교 선수들의 방향으로 기울었다. 정현우·정우주 등 고교야구에서 주목받는 투수들이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지킨 가운데, 1회부터 선취득점을 가져간 고교야구 선수들이 승리를 만들었다. 최종 스코어는 12대 2. MVP에는 덕수고등학교의 2학년 오시후가 올랐다.
6월 햇살 속에서... '고교 동생들'이 먼저 웃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교·대학에서 나선 수위급 선수들이 한밭야구장에 나섰다. 본경기가 펼쳐진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홈런 레이스 예선에서는 고교 5명, 대학 5명의 선수가 각각 나서 담장 밖으로의 도전을 이어갔는데, 홈런 4개를 각각 터뜨린 마산용마고의 차승준과 부산과기대의 김동현이 결승에 올랐다.
홈런레이스로 예열을 마친 선수들의 열기만큼 오후 1시의 그라운드도 뜨거운 햇빛이 드리웠다. 고교 올스타의 선발 투수는 최근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에서 연속 우수투수상에 오르기도 했던 덕수고 정현우가, 대학 올스타는 선발 투수로 경희대학교 한지헌을 내세웠다.
정현우는 역시 '믿을맨'이었다. 대학 선수들을 상대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끝냈다. 고교 선수들도 반등했다. 덕수고 2학년 오시후 선수가 워닝트랙까지 날아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내며 선취점을 만들었다. 1회부터 앞서나간 고교 올스타는 다음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정현우에 이어 투구판을 밟은 선수는 '고교 최대어'로 통하는 전주고 정우주였다. 정우주는 긴장한 탓인지 보크로 대학 팀에 실점을 내주는 등 위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시속 156km까지 찍히는 빠른 구속을 바탕으로 자신이 왜 주목받는지 보여주었다.
2회말에는 '고교 올스타'다운 2개 대회 연속 MVP, 덕수고 박준순이 적시타를 쳐내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어 오시후 역시 희생플라이를 쳐내면서 경기 초반부터 3타점을 만드는 활약을 펼쳤다. 고교 올스타는 4회에도 상대의 견제상황 실책, 송구 실책에 이어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세 점의 추가점을 올렸다.
5회에는 대구상원고 함수호가 우측 선상에 깊게 떨어지는 장타를 쳐내며 3루타까지 달성했다. 이어 휘문고 염승원이 적시타를 쳐내는 데 성공, 경기 중반까지 스코어를 9대 1까지 벌려나가는 고교 올스타였다. 반면 대학 올스타는 5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 한 개의 득점만을 얻어내는 등 고교 올스타의 '최강 마운드'에 쩔쩔 맸다.
▲ 제2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54km/h의 속구를 뿌린 서울고 김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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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가는 시간, 홈런 레이스 결승전이 펼쳐졌다. 홈런 레이스에서는 부산과기대의 김동현이 웃었다. 김동현은 예선보다 많은 5개의 홈런을 치면서 우승, 대학 올스타의 앞선 아쉬움을 털어내는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에 힘입어 대학 올스타도 다시 득점에 나섰다. 6회 초 동의대 이한민이 대학 올스타의 두 번째 안타를 만들었고, 부산과기대 최민규가 적시타를 쳐내며 추격에 나섰다.
그러자 고교 올스타도 6회 말 상대 실책에 한 점을 달아난 데 이어, 인천고 박재현이 한밭야구장의우측 관중석 상단 좌석을 때리는 두 점 홈런을 만들며 12대 2의 열 점 차 스코어를 완성시켰다.
대학 올스타는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7회 추가 득점을 노리는 고교 올스타를 잠재운 홍익대의 옆구리 투수 서영준의 삼자 범퇴 투구가 나온 것이 위안이었다. 대학 올스타는 8회에도 부산과기대 김백산이 만루 위기를 탈출하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경기를 마무리짓는 9회에는 주목받는 두 선수가 마무리에 나섰다. 공주고등학교 양수호가 150km/h를 넘는 속구를 던진 데 이어, 서울고 김영우도 154km/h까지 가는 빠른 공으로 야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두 선수는 9회 무실점을 합작하며 고교 올스타의 승리를 만들었다.
최종 스코어 12대 2. 지난해 고교 선배들이 보지 못했던 승부를 올해는 내는 데 성공한 고교 올스타의 저력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 제2회 한화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MVP에 오른 덕수고등학교 오시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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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MVP에 오른 2학년 오시후는 한 살 형들의 응원 속에 네 살, 다섯 살 많은 형들보다 앞선 성적을 내 '막내 MVP'가 되었다. 오시후는 "처음에는 부담이 되었는데, 그래도 형들이 잘 챙겨주고 계속 격려해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4번 타자로 배치된 것도 놀랐다는 오시후. "4번 타자로 배치되었을 때 처음에 놀랐다. 그렇지만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시는 것이니 맡은 역할 열심히 하고 싶었다"는 오시후는 "그래서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은 매우 만족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체력도 떨어져서 살짝 아쉬웠기도 했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3학년 형들이 시상 직전에 'MVP'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오시후 선수. 형들의 응원 속에 결승타부터 타점까지, 챙겨간 것도 많았다. 워닝트랙까지 갔던 결승타는 "처음 맞았을 때는 사실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펜스가 깊어서 아쉬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시후 선수는 '고교 올스타 막내'에서 'U-18 국가대표 막내'로 이어가는 것도 꿈꾼다. 오시후는 "이번에 국가대표가 되어서 아시아컵에 나가면 열심히 하고 싶다. 한일전이 가장 기대된다"면서, "초등학교 때 U-12 국가대표를 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국가대표로 나갈 수 있게 되면 많이 설렐 것 같다"며 웃었다.
한화이글스배를 통해 '큰 무대 가기 전 좋은 경험을 쌓았다'는 오시후 선수는 "계속 열심히 잘 하다보면 다가오는 3학년 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욱 잘 해서 근력을 키우고, 수비 범위를 더욱 넓혀서 6툴 플레이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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