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 “집단휴진 허가 못한다…의사 의무는 환자 진료”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를 제외하고 전체 휴진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박효상 기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오는 17일 전면 휴진 돌입을 예고한 가운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소속 교수들에게 집단 휴진 결정을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7일 오후 소속 교수들에게 ‘존경하는 서울대학교 병원 교수님들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장으로서 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해왔지만, 이번 결정은 동의하기 어려우며 집단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오는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를 제외하고 전체 휴진에 나서겠다고 6일 밝혔다. 비대위 측은 “정부가 모든 전공의에 대해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완전히 취소하고, 현 사태가 악화된 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전면 휴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의사로서 첫번째 의무는 환자 진료”라면서 “환자들은 우리의 진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진료가 중단되면 환자분들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중증 환자와 암환자 등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인 우리병원의 진료 중단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이 이뤄낸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탈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책임을 지겠다고 설득했다. 김 원장은 “교수님들께서 원하는 것은 대다수 전공의들의 안전한 복귀를 통해 병원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 목표를 위해 휴진을 통한 투쟁보다는 대화를 통한 중재자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장으로서 전공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복귀 전공의의 안전은 제가 책임지겠으니, 교수님들께서는 집단휴진 결정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비대위의 무기한 진료를 중단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저는 이번 결정이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진료가 중단되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