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서울시, ‘인허가 멋대로 해석’ 현대차에 초강수
“재협상 없인 55층 GBC 못 짓는다” 못 박아
서울시는 지난 6일 현대차그룹에 2차 사전협상에 참여할 협상단 명단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5월 말 발송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문을 발송할 당시 2주 안에 답변을 달라고 현대차그룹에 요청했고 기한 내 답변이 없는 경우 시는 최대 3차례까지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55층으로 GBC를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재협상 없이는 당초 계획대로 105층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GBC의 층수와 관련해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양측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현대차그룹은 105층 규모 초고층 건물을 짓는 조건으로 용적률을 800%까지 높이고 공공기여를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층수를 55층으로 낮추고 건물 동 수를 늘리는 설계 변경을 추진했다. 앞서 지난 5월 20일에는 55층 GBC의 조감도를 공개하며 추가 협상 없이 서울시가 조속히 인허가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2016년 현대차그룹과의 사전협상에서 제공한 인센티브의 전제가 105층 건립이었던 만큼 건물 높이를 변경하기 위해선 사전협상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서울시 지침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 결정 고시일로부터 5년 이내에 착공 등 가시적인 사업추진이 이뤄지지 않거나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공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GBC 부지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은 2019년 6월 27일 고시됐다.
사전협상이 취소될 경우 GBC 관련 건축허가는 취소된다. 사전협상 당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됐던 사업지 용도도 기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환원된다. 현대차그룹이 해당 부지를 활용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서울시와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4년 부지 매입 이후 10년 동안 GBC 건립이 지지부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비싼 값에 강남 오피스를 매입해 입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역 스케일타워의 경우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이 지분 50%를 평당 약 5400만원에 인수하면서 서울 오피스 시장 최고가를 경신했고 최근에는 테헤란로에 위치한 위워크 타워에도 입주를 결정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위워크 타워 입주는 GBC 준공 지연과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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