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등재 보류에 “한국과 논의… 7월 등재 추진”

김남중 2024. 6. 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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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사도광산에 대해 '보류'를 권고한 데 대해 한국 정부와 성실하게 논의하겠다면서도 다음달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제외하기 위해 에도시대의 역사만 반영해서 등재를 추진했던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이코모스 권고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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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있는 사도광산의 갱 내부 모습.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사도광산에 대해 ‘보류’를 권고한 데 대해 한국 정부와 성실하게 논의하겠다면서도 다음달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제외하기 위해 에도시대의 역사만 반영해서 등재를 추진했던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이코모스 권고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을 강제노동의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사도광산이 문화유산으로서 훌륭한 가치를 평가받도록 계속 한국 정부와 성실하고 부단하게 정중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하야시 장관은 또 “정부는 이코모스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올해 7월 (인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 등재 실현을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부가 하나가 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모스는 전날 사도광산에 대해 “광업 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해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해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라”며 ‘등재 보류’를 권고했다.

니카타현 소재 사도광산은 에도시대부터 유명한 금광이었으며,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철 등 전쟁물자를 캐내던 곳이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이 광산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의 대상 기간을 에도시기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지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코모스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코모스의 권고는 다음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의 등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보류는 미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하는 것으로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등재될 수 있다.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코모스가 보류 권고를 내린 6건 모두가 등재에 성공했다.

등재 결정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21개 세계유산위 위원국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다. 일본이 내달 등재 추진 의지를 밝힌 만큼 위원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권고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지도 관심이다. 오카와 고헤이 문화청 문화유산국제협력실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식으로 전체 역사를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사도시, 니가타현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앞서 2015년에도 1940년대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대상 시기를 1850∼1910년으로 설정해 강제동원 논란을 피해 가려 했다.

당시 이코모스는 ‘등재 권고’ 의견과 함께 일본 측에 강제동원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은 ‘의사에 반해 끌려와 엄혹한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된 조선인’을 기리며 정보센터를 세우겠다고 약속하며 등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를 위해 건립된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에서는 군함도에서 자행된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한 반성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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