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분쟁 삼남매, 정작 ‘경영’은 뒷전...구지은 대표 당분간 유지

김범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andreaskim97jun@gmail.com) 2024. 6. 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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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은 대표이사 임기 만료 후 신임 대표이사도 못 정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간 합의 틀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당분간 구지은 대표이사가 임시직 유지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출처=연합뉴스)
아워홈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자학 창업주의 장녀 구미현 씨 연합 측 승리로 일단락된 가운데 구지은 대표이사의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새 이사회는 신임 대표이사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매출 2조 원대 식품업체 아워홈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경영 공백과 혼란을 연이어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이사는 지난 4월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연합 측이 사내이사 임기 연장안을 부결시킴에 따라 지난 4일 자정 임기가 종료됐다. 상법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선정되는데 구 대표이사의 임기가 이미 만료된 7일까지도 신임 대표이사를 선정하는 이사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현재 아워홈의 이사회는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 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그리고 지난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롭게 선임된 구 전 부회장의 장남 재모 씨로 구성돼 있다.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5월 31일 전업주부인 구미현 씨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미현 씨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구지은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임시로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상법 제386조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연합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구미현 씨가 대표이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을 당시 오빠인 구 전 부회장이 동의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는데 이는 두 사람이 함께 아워홈 경영권을 시장에 매각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구미현 씨가 실제 경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견해차가 발생했다는 추측이다.

경영 공백이 이어지면서 아워홈 조직 내부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구지은 부회장 경영 체제를 지지하며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미현 씨 자택 앞에서 트럭 시위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경영 공백에 따라 외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매몰된 오너 일가가 정작 경영은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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