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 최제우 탄신 200주년 맞아 천도교 새로운 길 연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갈등과 다툼이다. 수운 최제우 대신사의 가르침에는 그 해법이 담겨 있다.”
천도교는 7일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의 중앙대교당에서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새로 취임한 현암 윤석산 교령은 “천도교가 이 세상에 나온 것은 다름 아니라 수운 대신사의 가르침을 펼치기 위해서다. 그게 아니라면 천도교가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운을 뗀 뒤 “우리 경전의 첫 페이지가 한자로 쓴 ‘천도교경전’이다. 젊은이들이 이걸 어려워서 어떻게 읽겠나.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글 경전 간행에 주력하겠다”며 향후 교단의 중점사업을 밝혔다.
윤 교령은 신춘문예 등단 시인이다. 한양대 국문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는 명예교수다. 그는 “30년간 동학을 파고들었다. 주위 사람들이 ‘그럴 거면 차라리 동학과를 만들라’고 말할 정도였다”며 “2대 교주인 해월 신사께서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고 했다.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는 뜻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존중과 배려가 약하지 않나. 우리가 서로 이걸 기른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사회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윤 교령은 또 "3·1운동 당시 조선의 인구는 2000만, 그중에서 천도교인이 300만 명이었다. 3·1만세운동 이후 일제의 탄압으로 줄곧 쇠퇴일로를 걸었다"며 "이제 수운 대신사 탄신 200주년을 계기로 천도교가 부흥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수운 최제우는 1824년 경북 월성에서 몰락한 양반 가문에 태어났다. 어려서 한학을 익혔고, 20대 때는 10년간 전국을 돌며 유불선(儒佛仙) 삼교와 서학(西學)을 접하고 『정감록(鄭鑑錄)』 등 비기도참사상에도 관심을 가졌다. 1860년 득도해 동학을 창시했다. 생애는 40년으로 짧았으며, 동학을 펼친 세월도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천도교는 수운 탄신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행사를 마련한다. 오는 10월에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수운 선생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만고풍상 겪은 손’(예술감독 권호성)을 무대에 올린다. 9월에는 천도교 중앙총부에서 『동경대전』등 소장한 중요 유물을 전시하고, 11월에는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 기념 동학 유적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외에도 ‘최제우 선생 유적지 답사 퍼포먼스’와 ‘수운 최제우 대신사 탄신 200주년과 21세기 동학ㆍ천도교의 길’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도 연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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