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최상호, 10오버파로 컷 탈락했지만…“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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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다.
통산 43승을 골프 인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것으로 꼽는다는 최상호는 "이번 'KPGA 선수권대회' 출전이 사실상 KPGA투어 마지막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런 만큼 이번 대회는 정말 의미 깊은 출전이었다. 앞으로 계획은 골프계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으면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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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다. 1958년 6월 12일에 첫 대회가 열린 뒤 올해로 67회까지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개최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무수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이 대회를 거쳐 갔다.
한국 남자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최상호(59)도 그 중 한 명이다. 통산 43승으로 KPGA투어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최상호는 KPGA선수권대회에서도 통산 6차례나 우승이 있다. 대회 최다승(7승) 기록 보유자인 한장상 고문(8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이다.
그런 최상호가 2015년 대회 이후 9년만에 올해 대회에 출전했다. 그의 출전 소식에 올드팬들은 최고령 컷 통과를 내심 기대했다. 6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때 공휴일을 맞아 많은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최상호도 세월을 비켜 갈 순 없었다. 팬들의 응원에도 그는 끝내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컷 기준타수가 1언더파 141타로 예상된 가운데 이틀간 10오버파 152타를 기록한 것. 그러나 팬들의 성원에 그는 최선을 다해 화답했다. 1라운드에서 7오버파를 쳤으나 핀 포지션이 까다로운 2라운드에서는 오히려 3오버파 74타로 선전을 펼쳤다.
라운드를 마친 뒤 그는 “기쁜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했고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이틀이었다”고 소감을 말한 뒤 “목표는 한 라운드에 4오버파 정도 기록하는 것이었는데 1, 2라운드 10오버파를 쳤으니 내 계산보다 2타를 더 친 것이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오랜만에 투어에 출전하게 돼서 정말 긴장도 됐다. 고군택, 김한별 선수와 함께 플레이 했는데 힘들기도 했다. 나보다 거리가 40야드 정도 나가고 걸음도 빠르다보니까 힘도 들어가고 빨리 쫓아가려고 애썼다”고 했다.
그는 라운드 도중 아들뻘인 후배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고 귀띔했다. 최상호는 “김한별 선수가 여러 질문을 했다. 내 경험에 빗대어 조언을 해줬다”면서 “내가 골프 클럽을 잡은 지 올해로 54년 정도 된다. 아직도 골프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인생과 비슷하다. 그래서 골프가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웨이트 대신 집에서 스트레칭과 스윙 연습으로 건강 관리를 한다는 그는 “주 3~4회 정도 라운드 한다”라며 “내 생각에 골프는 바깥 근육을 키우면 안 된다. 안쪽 근육을 발달시켜야 한다. 근육을 키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웨이트를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후배 최경주(54·SK텔레콤)가 자신이 보유중이던 K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한 것에 대해 최상호는 “시원섭섭하다”고 웃으며 “하지만 기록이란 깨지기 마련이다. 내가 갖고 있는 기록들을 빨리 깨야 투어와 선수 모두 발전한다”고 후배들의 분전을 독려했다.
통산 43승을 골프 인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것으로 꼽는다는 최상호는 “이번 ‘KPGA 선수권대회’ 출전이 사실상 KPGA투어 마지막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런 만큼 이번 대회는 정말 의미 깊은 출전이었다. 앞으로 계획은 골프계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으면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양산(경남)=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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