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100억 달러 지원' 소식에, 쏟아진 우려

임병도 2024. 6. 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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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일~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준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하고, 140억불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아프리카개발협력전략'을 보면 최저개발국과 중소득국 등 경제 수준에 맞춰 단편적으로 나눠 지원한다는 방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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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발전대안 피다' "몰정치적-비현실적 사업 양상 가능성 높아" 비판

[임병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 기조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일~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준으로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확대하고, 140억불 규모의 수출금융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뜩이나 세수가 부족하다고 하는 판에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를 지원할 여력이 있느냐'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관련 기사마다 "서민경제가 이리 어려운데 물가 폭등에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다. 나라에 돈이 없으면서 아프리카에 퍼주냐", "국민들 힘들다는데 뭐하는 짓거리냐, 25만원 주는건 아깝지", "이 나라 돈을 제 돈인 냥 물쓰듯 쓰네요. 지금 국내 경기가 바닥인 걸 모르겠죠. 제 배는 부르니..." 등의 비판적인 댓글도 달렸습니다. 

100억 달러는 당장 필요한 예산이 아니다? 

100억 달러는 한화로 약 13조 7300억 원입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ODA 예산이 4조 4000억 원이니 대략 9조 원 가량의 예산이 더 필요합니다. 다만, 13조라는 돈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ODA 집행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100억 달러 모두 무상으로 지원되지는 않습니다. ODA 예산은 무상과 유상으로 나눠지는데 무상은 2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유상도 국가별, 사업별로 집행되는데 집행률은 100%가 아니고 대략 40% 이하라고 합니다. 

당장 ODA 예산에 100억 달러가 필요하진 않지만 2030년까지 늘리겠다고 하니 예산을 마련하긴 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기준 아프리카에 대한 유·무상 원조가 50억달러 수준이니 앞으로 5년 안에 50억 달러를 확보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아프리카 개발협력 전락, 이것이 최선인가?

아프리카가 막대한 광물자원이 매장돼 있고 떠오르는 시장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ODA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이 막대한 예산을 들인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입니다. 
 
 2023년 2월 발간된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
ⓒ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자료 갈무리
 
한국 ODA에 대한 감시를 위해 설립 운영되고 있는 시민단체 <발전대안 피다>(PIDA: People's Initiative for Development Alternatives)는 올해 2월 전문가들을 구성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마련한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을 분석했습니다.  

'피다'는 "국가 경제규모 지표를 활용한 국가별 전략 수립 방식은 해당 국가별 발전의 맥락과 국내외 불평등 등을 간과한, 몰정치적이고 비현실적인 사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아프리카개발협력전략'을 보면 최저개발국과 중소득국 등 경제 수준에 맞춰 단편적으로 나눠 지원한다는 방안이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각기 다른 정치 상황과 지역 여건, 교육 수준과 분쟁 정도 등 아프리카 현실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피다'는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업인, 언론인, 학자,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배제된 가운데 작성됐다"면서 "아프리카 국가 구성원들의 발전에 대한 의견을 포괄적으로 담지 않은 채 작성된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이 얼마나 타당하고 효과적일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은 언제까지 전략이 유효한지에 대한 기한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핵심 성과 목표와 지표를 점검하는 성과 중심 관리 프레임워크 및 평가 계획이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들어 최초로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의입니다. 이와 관련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됐습니다. 지난해 9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부에 제안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홍보 제안서에 나온 금액만 35억 원이었습니다. 

정부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홍보하기 바빴고, 일부 언론은 우호적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100억 달러의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는지, 아프리카 전략은 제대로 수립됐는지, 차후 성과와 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에 대한 검증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국민들이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에 분노하고 "나라가 파산하는 것 아니냐"라고 우려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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