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도광산 세계유산, 강제노역 반영 안되면 반대"

장희준 2024. 6. 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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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기도 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한일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채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시대 일본 최대의 금광이자, 세계 최대의 금 생산지였다는 점만 부각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려 할 때마다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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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정부 "韓 찬반 여부 日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기도 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한일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일본은 강제노역 사실을 배제하고 '일본 최대의 금광'이라는 점만 부각하는 꼼수로 논란을 일으켰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시도와 관련해서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가 반영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지' 묻는 말에 "반대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고는 일본이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 [사진제공=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우리 입장이 반영됐다고 판단하면, 정부는 컨센서스(전원동의) 형성을 막지 않는 방안도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반영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컨센서스를 막고 투표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까지 가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면서 한일 간 합의를 이루려는 것이 양국 정부가 원하는 목표"라고 부연했다.

일본 니키타현에 위치한 사도광산은 '군함도'와 마찬가지로 조선인 강제노역이 벌어진 장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채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시대 일본 최대의 금광이자, 세계 최대의 금 생산지였다는 점만 부각했다. '꼼수 등재'를 노린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려 할 때마다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당국자가 밝힌 정부의 입장은 일본이 등재 과정에서 강제노역을 포함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등재를 반대하진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일본은 내달 21~2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등재 결정은 WHC 위원국 21곳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 다만,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게 관례다. 한일 모두 WHC 위원국으로, 우리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구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전날 사도광산에 대해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하도록 권고'하며 보류(refer) 결정을 내렸다. 권고는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단계로 나뉘며, 보류는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자문기구의 결정을 두고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내용적으로 한국의 요구사항이 상당 수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지난해의 경우 보류 권고를 받은 문화유산들이 결국 모두 등재됐다는 점에서 등재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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