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계]미래자원전쟁 ‘블랙파우더’ 처리기술로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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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대중화하면서 다 쓰고 남은 '폐배터리'의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폐배터리를 잘게 부수어 가루, 즉 '블랙파우더'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은 습식과 건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블랙파우더에서 배터리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뽑아낸다고 할 때, 기존의 방법으로는 이 세 가지 금속을 세 번에 걸쳐 녹여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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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대중화하면서 다 쓰고 남은 ‘폐배터리’의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폐배터리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산업의 원료 조달 효과성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45년에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리튬 2만t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한 해 국내 리튬 수입량의 28%이다. 망간 2만1000t, 코발트 2만2000t, 니켈 9만8000t 등도 회수할 수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우선 폐배터리를 잘게 부수어 가루, 즉 ‘블랙파우더’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블랙파우더를 얼마나 잘 처리하느냐에 따라 리사이클링 과정의 효율이 나뉜다. 블랙파우더를 21세기 후반의 새로운 자원이라고까지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은 습식과 건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습식공정은 블랙파우더를 화학적으로 녹여내 리튬, 흑연,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다양한 자원을 뽑아내는 방법이다. 리튬 등 귀한 자원을 버리지 않고 수거할 수 있지만,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단점이다.
건식공정은 전처리 과정이 필요 없다. 즉 블랙파우더를 만들지 않는다. 폐배터리를 그대로 용광로에 녹여 합금 덩어리로 만든 다음, 이것을 다시 제련해 니켈, 코발트, 구리, 철 등의 금속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간단하고 일이 빠르지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용광로를 가동해야 하니 그 과정에 에너지 소모 역시 크다.
무엇보다 건식공정을 통해서는 리튬을 회수할 수 없다. 리튬은 배터리를 만들 때 가장 귀중한 자원 중 하나다. 다만 건식공정 과정에서 합금 덩어리 이외에 배출되는 찌꺼기인 ‘슬래그’나 ‘분진’ 등을 모아 처음부터 다시 습식공정을 진행하면 리튬을 뽑아낼 여지가 있기는 한데, 일을 두 번 반복하는 셈이므로 효율성이 떨어진다.
물론 건식공정도 장점이 있다. 공정이 단순하고, 여러 자원을 한꺼번에 리사이클링할 수 있다. 반대로 습식공정은 다양한 자원을 버리지 않고 모두 재활용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다.
습식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블랙파우더에서 배터리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뽑아낸다고 할 때, 기존의 방법으로는 이 세 가지 금속을 세 번에 걸쳐 녹여내야 했다. 그러나 최신 방법은 세 가지 물질을 한꺼번에 녹여낼 수 있다. 과거에 이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한꺼번에 녹아 나온 물질의 성분 비율을 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원하는 비율의 합금을 그대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져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크다.
과학계도 분주하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지난해 5월 한 번의 공정으로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금속을 분리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2022년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한 번의 공정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2050년 이후 배터리 원료의 50% 이상이 리사이클링 공정을 통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즉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은 미래 사회를 유지해 나가는 데 필요한 핵심 기반 기술로 보아도 무리가 없다.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전승민 과학기술전문 저술가/파퓰러 사이언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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