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출금, 1분기에 27조원 늘어…제조업·은행이 대출 주도
올해 1분기 들어 국내 기업·개인사업자 등이 빌린 대출금이 27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대출 증가 폭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대기업 등 제조업체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은행도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 영향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916조6000억원으로 3개월 새 2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13.9조원)와 비교해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8조원 늘었다. 산업별 대출금은 은행·저축은행 등의 원화 대출금 가운데 가계 대출을 제외한 대출금을 산업별로 분류한 걸 말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6000억원 줄었던 제조업 대출금은 올 1분기 12조2000억원 늘면서 한 분기 만에 크게 반등했다. 이러한 증가 폭은 2020년 2분기(+16조1000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다. 대기업 중심으로 운전·시설자금 수요가 모두 확대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화학·의료용 제품(+3조2000억원),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1조2000억원) 등의 대출 증가세가 컸다.
지난해 말 나타난 계절적 요인이 해소된 데다 8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행진을 탄 경기 회복, 투자 확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 연말 부채 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제조업 대출이 줄었다. 하지만 연초 기업들의 운전자금이 늘어나고 투자 관련 시설자금도 늘면서 제조업 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대출금도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건설 투자가 올해 들어 반등한 데 따른 자금 수요 확대로 증가 전환했다(+2조1000억원). 반면 서비스업 대출금은 3개월 새 11조원이 늘긴 했지만 전 분기(+11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다소 줄었다. 서정석 팀장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 거래 둔화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고 밝혔다.
용도별로는 임금·이자 지급 등을 위한 운전자금 대출이 1분기 들어 14조원 넘게 뛰었다. 제조업·건설업이 증가로 돌아선 영향이다. 반면 설비 투자 등에 쓰는 시설자금은 정보기술(IT) 등 제조업에서 늘어난 반면 서비스업·건설업이 주춤하면서 증가 폭이 조금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금 증가 폭이 지난해 4분기 16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25조7000억원으로 커졌다. 금융당국 규제가 강한 가계 대신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해주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대·중소기업 모두 대출이 늘었다. 반면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권은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간 소폭 증가 전환에 그쳤다(-3조1000억원→+1조3000억원).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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