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80주년' 모인 서방 정상들…젤렌스키 초대해 지원 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집결한 미국·프랑스·독일 등 서방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를 초대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결의했다.
프랑스24·가디언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열린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영국 윌리엄 왕세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당시 연합국 국가 정상들과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등 2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서방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가 특별 초대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80년 전에 일어난 2차 세계대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교하며 "오늘날 우리 대륙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과 무력으로 국경을 변경하거나 역사를 다시 쓰려고 주장하는 자에 맞서 우리는 이곳에 상륙한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 국민과 그들의 용기, 자유를 향한 열망에 감사하다"며 "우리는 여기에 있고,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지지 의사를 보냈다. 이 발언에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배에 집착하는 폭군에 의해 침략당했다"며 80년 전 연합군이 독일에 맞서 싸운 상황과 오늘날 러시아에 맞서 서방 동맹국이 단결한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됐으며 침략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욱 준비돼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념식에 참석하며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우크라이나인들이 80년 전 연합군처럼 유럽의 자유를 수호하고 있는데, 그때도 단결이 승리했듯 오늘날에도 진정한 단결이 승리할 수 있다"고 적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6월 6일 미·영·캐나다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나치 독일 치하의 노르망디에서 실시한 최대 규모의 상륙 작전이다. 프랑스 정부는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6월 6일 기념식을 치른다. 5년 주기로 참전국 정상들과 참전 용사들을 노르망디에 초대해 국제적 기념행사를 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도 연합군의 주축으로 활약했으나,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19년 75주년에도 우크라이나 문제로 서방과 러시아 간 관계가 경색돼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없이 기념식을 치르도록 내버려 두겠다"고 말했다.
美, 러 본토 타격 가능 탄약 지원
한편 AP통신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2억2500만 달러(약 3075억원) 상당의 원조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복수의 미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원조품목에는 러시아 본토 후방에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를 공격하는 러시아군을 타격할 수 있는 탄약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미국은 미국제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했다. 이후 나흘만인 지난 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동부 접경 도시 벨고로드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다연장 로켓 무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받은 무기를 러시아와의 국경 인근에서만 사용해야 하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나 러시아 정권을 공격하는 데 사용할 권한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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