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모디 초청장 공개…"김정숙 여사 기내식은 105만원"

한영혜 2024. 6. 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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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 인도 순방 관련 기자간담회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 등이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방문 당시 정부 대표단장이었던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부대변인이었던 고민정 최고위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의 여러가지 범죄 혐의를 덮기 위한 ‘물귀신 작전’”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들은 ‘김정숙 여사 셀프 초청’ 의혹에 대해 “모디 총리의 공식 요청이 있었다”고 했고, ‘기내식 6292만원’ 의혹에 대해선 “김정숙 여사가 먹은 기내식 비용은 105만원”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숙 여사가 2018년 3박4일간 인도를 방문할 때 타고 간 대한항공 전용기 기내식 비용으로 정부가 6292만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마타도어식의 정치적 공세를 가만둬야 한다”며 “문체부가 그동안 제출하지 않았다가 오늘에서야 자료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기내식 비용 중 기내식을 제공하기 위한 운송비, 보관료 등 순수한 식사와 관련없는 고정비용이 전체의 65.5%에 이른다”며 “김정숙 여사가 실제 이용한 식사비는 총 105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4.8%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도 전 장관은 ‘셀프 초청’ 의혹에 대해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방문은 그해 7월에 정상회담에서의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외교가에선 셀프초청이란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숙 여사가 가는 게 비공식적으로 논의되자 모디 총리가 적극 환영하면서 국빈으로 대접한다는 초청장이 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김정숙 여사의 방문 배경에 대해 “인도 방문 당시 한국어가 인도의 제2외국어로 채택됐고,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한국 역사 과목이 포함됐다”며 “많은 외교 성과를 설명을 일일이 다 드리지 못한다. 국민의힘은 아무리 충성 경쟁이라고 해도 국익을 훼손하는 일을 멈춰 달라”고 비판했다.

고 최고위원은 또 “김정숙 여사께서 인도 방문 때 의상으로도 외교를 한 것이고, 타지마할 방문을 통해 문화 외교도 했다”며 “그 결과를 통해 한·인도 관계는 강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정부가 했던 모든 것을 폄훼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냐”고 했다.

원내를 대표해 간담회에 참석한 민형배 의원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이 발의되고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니 뜬금없이 김정숙 여사를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그 물귀신은 자신들의 발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 의원은 “당 차원에서의 공식 대응은 없을 것”이라며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김정숙 여사 인도 순방 관련 기자간담회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 등이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날 도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나와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 하나도 없다. ‘셀프 초청’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인도 모디 총리의 초청장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도 전 장관이 공개한 초청장은 모디 총리가 순방 전인 같은 해 10월 26일자로 보낸 것이다. 초청장에는 모디 총리가 “대통령님의 인도 방문 기간 중 저는 대한민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아요디아 등불 축제에 참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할 기회가 있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님과 대표단을 공식 초청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여사님의 인도 방문을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은 애초 모디 총리가 지난 2018년 7월 한-인도 정상 회담에서 문 전 대통령에게 인도 디왈리 축제 참석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고 도 전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이보다 앞선 9월 24일 자신이 인도 정부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것에 대해선 “이 초청장은 별개다. (행사가 열린) 유피주의 관광 차관이 나를 초청한 초청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트랙인데 이걸 뒤섞어서 ‘장관이 초청받았는데 김정숙 여사가 끼어 ‘셀프 초청’해 이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주장한다”라고 했다.

도 전 장관은 모디 총리의 초청장이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이 임박해 온 데 대해선 “문 전 대통령이 인도 방문 넉 달 만에 인도를 또 갈 순 없었다”며 “인도 요청에 예의를 다하는 외교적 조치를 고민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누가 갈지) 결정이 안 됐던 상태였다”고 했다.

2018년 11월 김정숙 여사(왼쪽 둘째)가 인도 타지마할 방문 당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김 여사 오른쪽), 신봉길 주인도대사 내외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자격이 ‘특별수행원’이었던 것에는 “영부인에겐 공식 직함이 주어지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상외교에서 정상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게 외교 관례”라며 “서류상으로 특별수행원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버킷 리스트 관광’이라고 비판한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해선 “인도 정부는 외국 정상이 오면 반드시 타지마할 방문 요청을 한다”며 “사전 일정표에 들어있었다”고 언급했다.

‘호화 기내식’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정상 외교나 똑같다. 비행기 안에서 무슨 호화 파티를 할 수 있나”라며 반박했다.

도 전 장관은 “대한항공이 견적서를 보내와 정부가 검토하고 이전 정부 때 든 비용과 비교도 해보고 타당한지 검토한 뒤 결정한 거라 터무니없이 비용을 책정하고 김 여사 때문에 호화 기내식을 먹는다는 것은 공무원 행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도 전 장관은 “미리 조리하고 운반, 보관, 이동 관련해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많이 든다”며 “박근혜ㆍ문재인ㆍ윤석열 정부 때 정상외교 비용을 비교하면 금방 나온다”고 언급했다.

당시 기내식과 관련해서는 “도시락과 간식, 음료, 차가 제공됐다. 어떤 정상외교나 똑같다. 비행기 안에서 의자에 앉아 무슨 호화 파티를 할 수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정숙 여사가 인도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1월 4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 청와대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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